대해프랜트의 김삼식 사장은 요즘 한번 방문해 달라는 외국기업들이 많아
눈코뜰새 없다.

올들어 태국 말레이시아 중국 베트남등 동남아국가중 안다닌 나라가 없을
정도다.

대해프랜트 제품의 수입이나 합작을 원하는 외국기업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

이 회사가 수출하는 품목은 화장로.

남들이 기피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그는 산업용 소각로에서 쌓은 기술을 토대로 틈새시장인 화장로
사업에 뛰어들어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수출예상액은 2천만달러.

큰고래라는 뜻의 대경은 인조머리카락으로 역시 틈새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인조머리카락은 천연 머리카락의 시장을 비집고 들어간 제품.

하지만 천연머리카락 수집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오히려 주력
원재료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틈새시장 공략은 중소기업의 중요한 수출전략이다.

개미군단이 외국거대기업과 싸워 이길 방법은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분야에서 승부를 거는 길이기 때문이다.

라프드라프트코리아와 코코엔터프라이즈는 만화영화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해외시장을 착실히 개척하고 있다.

또 영안모자와 다다실업은 모자로, 스칼렛은 패션가발로 시장을 뚫고 있다.

틈새시장은 품목 자체가 독특한 경우도 있지만 기존 제품중 새로운
성능이나 품질 용도를 개발한 경우도 있다.

수성의 운반기계가 한 예.

이 회사가 만드는 전동리프트카는 공장내에서 무거운 물체를 손쉽게
운반하는 장치.

그동안 전동리프트카는 뒤로 운전하게 설계돼 있었다.

앞으로 전진해 리프트로 중량물을 들어올린뒤 후진하면서 물체를 옮기게
돼 있었던 것.

하지만 이 회사는 옆에서 운전하도록 제작, 외국업체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안전하고 빠른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

올봄부터 수출에 나섰는데 중남미 동남아등 수출지역이 벌써 20여개국에
이르고 있다.

중소기업의 수출품목은 어찌보면 대부분이 틈새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도
할수 있다.

이같은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와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수 있기 때문.

기협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중소기업에 의한 수출은
4백17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3% 늘었다.

이 기간중 전체 수출이 1.7% 줄어든 것과 비교할때 저력을 읽을수 있다.

같은 기간중 대기업수출은 3.1%가 줄었다.

중소기업의 수출증가를 주도하는 것은 화학공업(전년동기대비 25.1% 증가)
을 비롯 운반용 기계를 포함한 기계류 비금속광물 철강 금속제품 등이다.

반면 과거에 수출신장을 주도했던 전기전자제품은 12.8%나 줄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또 1차산품 플라스틱 고무 가죽제품과 경공업제품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기윤 기협중앙회 조사처장은 "수출저변이 넓어지고 기반이 튼튼해지려면
틈새시장에서 뿌리내릴수 있는 중소기업이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벤처기업과 창업기업의 육성을 통해서도 이뤄질수 있지만 더욱
효율적인 것은 기존 제조업체를 내수중심에서 수출지향형으로 바꿔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제품생산 기반을 갖고 있는 업체에 해외바이어의 구미에 맞는 품질과
가격 성능을 지닌 제품을 만들도록 유도하고 해외전시회 공동참가등
공동마케팅을 통해 수출확대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