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도 유러화 출범을 앞두고 대응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무역업계는 유러화가 달러화 다음의 국제 결제통화로 부상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유러화 표시의 결제를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다.

또 유러화 도입국들은 물론 이들과 무역관계가 빈번한 동구권 및 지중해
연안 국가와 교역할 때도 가급적 유러화 표시로 수출입을 유도하기로 했다.

국내 수출업체들은 유러화 참가국내 기업이 외환거래비용 감소와 환위험
해소 등으로 경쟁력이 높아지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

(주)대우 등 일부 발빠른 기업들은 유러화 출범으로 특수가 일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판매기 현금지급기 등의 수출을 강화하는 마케팅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유럽연합(EU)과 교역량이 많은 기업들은 현지 진출 자회사와 긴밀하게
협력, 구매 재무 회계 자금조달 방법 등 종합적인 현지 마케팅전략을 마련중
이다.

특히 현지 투자기업의 경우 유러화가 도입될 경우 각종 제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국내 경기침체로 당분간 유러랜드에 직접 투자를 하기
어려운 만큼 기존의 생산기지와 영업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힘쓸 계획
이다.

삼성물산은 유러화 출범이 참가국내 기업과 맺은 장기계약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도록 법무팀에 지시했다.

또 유러화를 새로운 통화단위로 보고 전산시스템과 사내선물환프로그램을
이에 맞춰 조정토록 했다.

LG상사는 유러랜드에서 계속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품목은 수출을
더욱 확대하고 그렇지 못한 품목은 대체시장을 찾도록 현지 지점에 지침을
내렸다.

포항제철은 유러화가 출범하면 장기적으로 통상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중이다.

유러 역내국들이 공동으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기업의 이
지역 수출은 차질을 빚게 된다.

이밖에 종합상사와 EU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외화 자산과 부채의 구성비를
다시 짜 환차손의 위험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달러화 중심의 우리기업들의 차입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은 유러화 출범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혼란을 가져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러화 지역의 성장잠재력이 커져 수입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
했다.

이같은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종합상사들은 유러화 출범이 가져올
변화를 분석하며 대응전략을 세우고 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