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출범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자 각국의의 기업들은 유러시대를 맞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금융기관및 기업들은 유러체제에 맞춰 전열을 정비하기 시작한지
오래다.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는 2년전부터 5억마르크(8억3천5백만달러)를 투입,
착실하게 준비태세를 갖춰 왔다.

회계,세금신고 등을 위한 전산 시스템을 유러화에 맞춰 교체하고 "고객
교육"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새로운 체제에서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은행내 유러자문단은 개인및 법인고객에게 포트폴리오 상담과 함께 시스템
구축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유러화 워크샵" 코너를 마련해 뒀다.

유러화 사용에 대한 정보를 상세한 사례와 함께 소개하는 이 서비스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 다임러벤츠는 내년 1월1일부터 제품의 주문.청구.지불에 따른 모든
비용을 유러화로 바꾸기로 하고 그에따른 모든 준비를 마쳤다.

바스프 바이엘 BMW 지멘스 등도 유러화 표시 거래준비를 끝내고 거래처에
내년부터 유러화결제가 가능하다고 통보한 상태다.

1차 통화통합에 동참하지 않은 영국기업들도 체제 정비면에선 결코 뒤지지
않는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은 지난 5년간 약 1억달러를 투입, 주유소 회계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을 마쳤다.

사실상 국경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을 겨냥한 기업들의 몸집 불리기도 한창
이다.

대기업들은 국적을 불문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발판을 유럽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공동전선을 구축해 경쟁력 증강을 꾀하고 있다.

프랑스 알카텔 알스톰의 경우 독일 다임러벤츠그룹 자회사인 AEG의 설비
자동화및 에너지기술 분야를 인수했다.

독일 보쉬도 프랑스 레블랑을 인수해 열관리 기술 분야를 보강했다.

다국적 기업들도 유러화 출범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일본 캐논은 내년 1월1일에 맞춰 본사와 유럽 자회사간 결제를 모두 유러화
로 전환하기로 했다.

파이어니어와 브리지스톤도 EU내 자금조달을 유러로 일원화할 방침이다.

IBM 등은 유럽현지법인을 기존 국별조직에서 품목별 조직으로 개편했다.

도요타 미셸린 월마트도 생산.물류.유통거점을 통폐합하거나 유럽현지업체들
을 인수하고 있다.

이 모두 유럽내 사업구조를 새로운 체제에 맞추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유럽내 영업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외환기능은
유러화 출범에 참가하지 않은 런던시장으로 이전하는 양동작전을 펼치고
있다.

유러도입은 기업에 축복이자 도전이다.

우선 환거래 비용과 환리스크 회피 비용은 물론 다양한 통화로 기업장부를
만들어야 하던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결제기간도 대폭 단축된다.

그러나 유럽대륙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격이 유러화로 통일되는 까닭에
업체들간의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기회와 위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뤄지고 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