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방송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음란물이 안방까지 들어오고 있고 ''원조
교제''니 ''섹스스와핑'' 등 전에 보지 못한 낯선 성풍속마저 나타나면서 많은
이를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산업화의 진전에 따라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성모럴의 붕괴로 사랑없는
병적인 사랑이 횡행하고 있다.

이 시대의 성은 어떻게 봐야 하며 새로운 성도덕은 어떻게 확립시켜야
하는가.

본지는 ''건전한 성으로 건전한 사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제5차 서울
아시아 성학회의 주요 참석자를 초빙, 우리 사회 성의 정체성을 다각도로
모색해 보는 긴급 현장대담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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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최형기 < 조직위원장 >
코타리 < 인도성교육협회장 >
콜먼 < 세계성학회장 >
구성애 < 성교육전문가 > ]


<> 최형기 =최근 한국에서는 구성애씨가 혜성같이 등장해 성교육을 대중적
인 관심사로 올려놨습니다.

쾌락 중심의 문란한 성생활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도 서서히 확산되고 있고요.


<> 엘라이 콜먼 =의학은 크게 발전했습니다만 성의식은 한참 뒤떨어져
있지요.

특히 수직적인 동양사회에서는 성을 바라보는 이중적인 가치관이 뿌리 깊은
것으로 아는데 구씨의 활동은 참으로 칭찬할만 일입니다.


<> 구성애 =성교육은 가치관과 인격을 만들어가는 교육입니다.

삶의 차원을 높이자는 것이지요.

그동안 우리는 인간이 누려야 할 삶의 품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던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 방송을 듣고 청소년이나 미혼남녀들이 깨닫는 바가 많다니
다행입니다.

한국은 끈끈한 인관관계를 중시하는 사회인 만큼 이에 주안점을 두고
성교육을 해나간다면 서구보다 나은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형기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면서 정립돼야 할 성모럴이 있다면.


<> 콜먼 =성을 향유하는 인간의 건강과 권리를 지켜 주는게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남녀평등을 어떻게 실현할지, 동성애자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에게 사회가 어떤 합리적 시선을 보내줘야할 것인지, 또 에이즈를
어떻게 예방 치료할 것인지 등의 문제 말입니다.


<> 프라카시 코타리 =밀레니엄시대의 성모럴을 저는 인도의 성전인
카마수트라에서 찾고 싶습니다.

카마수트라에는 오럴섹스 그룹섹스 자위 등 오늘날 포르노에서 볼수 있는
다양한 성행위가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포르노처럼 음란하고 상업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심신의 승화를 이루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인도의 전통사찰에 가면 여러가지 성체위를 묘사한 벽화나 조각을
쉽게 볼수 있습니다.

인도의 청소년들은 이런 유물들을 접하면서 음탕한 마음이 아닌 인간
본연의 순수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성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 구성애 =언제부터 어떻게 성교육을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 콜먼 =태어날 때부터 필요합니다.

가정은 성교육을 하기에 가장 근접해 있고 편리한 곳입니다.

부모들이 훌륭한 가치관을 가지고 자식에게 모범을 보이는데서 비롯돼야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를 통한 성교육과 대중매체를 통한 꾸준한 계몽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 코타리 =현실적으로는 9~13세때부터 시작해도 될 것입니다.

육체적 정신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에 시작할 것입니다.


<> 구성애 =사실 저도 이것을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 최형기 =한국에서는 동성애나 섹스스와핑(부부교환)이 사회의 지탄이
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 콜먼 =이런 성 행태는 동서고금에 걸쳐 존재해 왔습니다.

단지 서양에서는 개방된 마음으로 이런 성 행태를 하는 사람을 다양성의
일부로 취급하려 하고 동양에서는 폐쇄적인 마음으로 외면하고 범죄시하려
듭니다.

사람마다 다른 사랑의 형태를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코타리 =카마수트라에는 이런 성행위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카마수트라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 최형기 =한국에서는 여성의 지위가 급속히 향상돼 사회가 이를 소화해
내기에 버겁다는 말이 많습니다.


<> 콜먼 =여성도 남성처럼 성적 쾌락을 느끼는 생리적 존재이며 가정과
사회에서 남자와 동등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 코타리 =인도에서는 부부관계를 나비의 양날개로 봅니다.

한쪽 날개가 약하거나 기울거나 장애일 때 나비는 힘차게 날수 없습니다.

남녀는 완전히 평등해야 합니다.


<> 구성애 =요즘 한국남성들이 매우 힘이 빠졌죠.

남편들은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아내 앞에서 자기의 고민을 솔직히 털어
놓기를 싫어하는데 생각을 고쳐먹고 이야기해 보세요.

그 다음날부터는 밥상에 좋은 반찬이 한가지라도 더 오를테니까요.


<> 최형기 =피부에 와닿는 얘기입니다.

성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 콜먼 =성은 식욕과 더불어 사람의 2대 본능이고 지식욕 권력욕과도
연결됩니다.

성욕을 충족시키지 않고는 사회발전을 기대할 수 없고 삶의 에너지도 얻을
수 없습니다.


<> 코타리 =승화된 삶에 도달하는 방법에는 금욕과 성생활(Tantra)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택해도 좋지만 한가지만 택해야죠.

저는 탄트라를 택하겠습니다.


<> 구성애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성생활이 필요하겠죠.

< 정리=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