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창업투자에 다니는 장만준(38) 상무보(이사에 해당)는 국내 벤처기업
사이에 명성이 높다.

그가 투자를 결정한 벤처기업이라면 일단 성공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벤처업계의 정설이다.

그만큼 장씨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의 명함은 LG창투의 "파트너".

성과에 따라 연봉을 받으면서 벤처기업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장씨의
일이다.

파트너란 명함도 회사와 대등관계로 자기판단과 책임아래 투자를 결정
한다는 의미에서 주어졌다.

1백개 벤처기업이 창업됐다면 그가운데 살아남을 확률이 5개정도에 불과한
실정에 비춰 보면 될성 부른 벤처기업을 찾아내는 일은 벤처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회사의 경영을 좌우하게 된다.

성공확률이 적은 반면 성공할 경우 얻는 보상도 그만큼 크다.

장씨는 한국의 대표적 벤처기업으로 꼽히는 의료기기업체 메디슨과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 한글과 컴퓨터가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가 89년10월 한국기술투자 근무시 투자한 5억3천만원은 메디슨이 크는데
결정적 도움을 줬으며 96년 21억원을 투자한 한글과 컴퓨터도 그의 투자로
큰 덕을 봤다.

물론 한국기술투자도 장씨의 투자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

메디슨에 10억원을 투자해 1백20억원가량을 벌었으며 한글과 컴퓨터도
주당 2만6천원에 사서 8만~10만원에 팔아 50억원의 이익을 냈다.

한글과 컴퓨터에 대한 투자는 국내 벤처캐피탈이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한
첫번째 투자 케이스로 국내에 벤처 열풍을 몰고 왔다.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 업체는 투자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기계나 공장도
없고 부동산도 없는 벤처기업에 44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하니 회사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겨우 경영진들을 설득해 21억원을 투자했는데 결과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안겨줬습니다"

장 파트너는 벤처투자의 기본 특징을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
위험떠안기)으로 보고 있다.

리스크를 떠안는 대신 고수익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잘못된 투자로 망할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벤처투자 심사자는 철저히 실력에 의한 프로가 될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장씨가 벤처투자에 몸담게 된 것은 우연찮은 계기 덕분이었다.

서울공대(산업공학과) 졸업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석사 시절 은사인
김지수 교수는 그에게 벤처기업에 관한 논문을 써보라고 권유했다.

미 벤처기업의 요람인 스탠포드대 출신의 김 교수는 한국에도 벤처기업
붐이 일 것으로 내다보고 장씨에게 미리 공부할 것으로 권한 것이다.

외국자료를 뒤지며 장 파트너는 한번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벤처와 인연을 맺게된 두번째 계기는 KAIST 졸업후 KDI 근무시절 찾아왔다.

당시 장씨는 박준경 박사와 함께 국내 중소 벤처기업 기술개발및 정책과제
를 연구하면서 30여개 중소기업을 방문해 경영자들과 얘기할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장씨는 이 과정에서 일신의 편안함을 마다하고 기술개발을 위해 뛰고 있는
최고경영자로부터 감명을 받았다.

89년 한국기술투자에 들어간 것은 이런 경험이 배경이 됐다.

장 파트너가 LG창투로 자리를 옮긴 것은 LG창투 설립직후인 96년9월.

이곳에서 그는 주로 기술경쟁력이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SW)업체에 투자
하고 있다.

인터넷기반 SW 저작도구업체인 한백정보통신, 전자문서관리 SW업체인
사이버다임, 오락실용 게임보드업체인 디지픽스 등이 그가 투자한 벤처기업
이다.

앞으로 컴퓨터 바이러스방지 SW업체인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 자바기반
SW업체인 에이젠텍, 사무용 SW패키지업체인 J소프트, 동영상 압축시스템
업체인 건잠머리 컴퓨터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그의 손을 거쳐 투자되는 돈은 1년에 30억~40억원.

투자를 결정할때 그가 제일 주의깊게 보는 것은 최고경영자의 사람됨됨이다.

얼마나 능력이 있으며 믿을수 있는 것인가를 우선 살핀다.

기업경영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벤처 투자심사 업무 특성답게 회사와 1년단위로 연봉계약을 하고 있다.

올 연봉은 8천만원.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벤처기업은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선봉장입니다.
투자한 벤처기업이 한국의 주요기업으로 성장해 나갈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