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를 살리기 위해 이색적 마케팅을 시도하는 기업이 많다.

금강산관광이라는 국민적 관심사를 활용,북한상품전을 열기도 하고
금간산여행적금이란 금융상품을 팔기도 한다.

엄마용 분유, 발에 바르는 화장품 등 역발상제품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기업도 있다.

패션.음료업계는 과감하게 원색 상품을 내놓아 젊은이들의 시선을 끌고,
주류업계는 "어려울 때일수록 건강을 지켜야 한다"면서 애주가들의 손목을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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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산업계에서 "색깔 경쟁"이 요란했다.

이른바 "컬러마케팅"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극심한 불황으로 사회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어두운 탓인지 상반기까지만
해도 회색(그레이)계통의 무채색이 상품 색상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6월께부터 패션을 중심으로 유채색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컬러마케팅에 열을 올린 대표적 기업으로 로레알을 꼽을 수 있다.

프랑스계 화장품회사인 로레알은 금년 중반께부터"엑셀랑스"라는 염모제
(머리카락 염색약)의 대표색으로"슈프림레드"를 내세웠다.

빨간색(레드)이 뜰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과감히"레드"에 승부수를 던진
것.

이 회사는 잡지에 빨간색 광고를 내고 지하철과 버스에 빨간색 벽보를
걸었다.

이 전략이 성공해 1년도 지나지 않아 염모제업계 3위로 뛰어올랐다.

제일모직도 해외전문가들의 예상을 분석한뒤 컬러가 살아날 것이라는 쪽에
승부를 걸었다.

그레이가 지배하는 패션업계의 대세를 쫓지 않고 연초부터"신시아로리"
브랜드로 레드 핑크 바이올렛 색상의 옷을 내놓았다.

예상은 적중했고 "신시아로리"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50%나 늘었다.

이에 내년 봄엔 옐로 카키 그린 색의 옷도 내기로 했다.

"컬러 바람"이 거세게 불기는 음료업계도 마찬가지.

특히 스포츠음료와 어린이음료에서 색깔 있는 음료가 갑자기 부상, 색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지난 7월 한국야쿠르트가 내놓은 빨강 노랑 파랑 자주색의 어린이음료
"뿌요소다"는 한달에 6백50만개나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경쟁업체들이 모양과 색이 비슷한 음료를 출시, 모방시비를 일으켰다.

이와는 별도로 해태음료는 지난 5월 스포츠음료"네버스탑"을 청색과 녹색
으로 출시, 관심을 끌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빨간색"네버스탑 레드"도
내놓았다.

제일제당도 "게토레이"를 녹색과 핑크색으로 내고 있고 코카콜라는 올들어
빨간색과 초록색"파워레이드"를 추가로 내놓았다.

이밖에 PCS단말기에서도 젊은이들이 무채색보다 유채색을 선호함에 따라
올들어 다양한 색상의 제품이 선을 보였다.

튀는 색을 쓰지않으면 제품을 팔수없는 그야말로 컬러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