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은 꽁꽁 얼어붙은 지갑을 열어젖힌 "햇볕".

경품이 찬바람이 몰아치던 유통업계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아파트까지 내걸린 경품은 곤두박질치던 매출을 끌어올리는 IMF시대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매출부진을 겪고있는 백화점들이 경품을 내걸고 매출을 만회하자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할인점까지 가세, 경품러시는 그칠줄 모르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제조업체도 경품경쟁에 가세했다.

한마디로 경품이 IMF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르며
"경품마케팅" 전성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경품경쟁에 불을 댕긴 업체는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는 17일간이었던 지난달 세일때 경기도 용인 수지의 싯가 1억3천만원
짜리 29평형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백화점 경품사상 최고가의 기록이었다.

아파트 경품은 무려 96만여명이 응모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매출도 지난해 세일과 비교해 8.7%정도 낮아진
선에서 제동이 걸렸다.

다른 백화점들이 30%정도 줄어든 매출로 인해 고심했던 것을 고려하면
아파트 경품은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뒀다고 볼수 있다.

롯데의 성공은 경쟁 백화점을 자극했다.

신세계, 그랜드, 대전 동양백화점등이 잇따라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며
경품마케팅에 동참했다.

신세계가 롯데에 이어 곧바로 내놓은 경기 파주 금촌의 22평형 아파트
(분양가 8천만원)에는 29만여명이 응모했다.

롯데와 신세계의 이같은 공세에 백화점업계 빅3중 하나인 현대백화점은
현대유니콘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세워 지난 2일부터 일주일간 아토즈
52대를 경품으로 내놓았다.

2억5천만원대에 이르는 아토즈 52대는 가격면에서 롯데의 29평형 아파트를
능가했다.

백화점간의 경품경쟁의 불길은 까르푸의 경품행사와 그랜드마트의 아파트
경품으로 할인점까지 번졌다.

까르푸는 지난달 15일부터 한달간이었던 세일동안 30분 간격으로 "행운의
수레바퀴" 경품행사를 벌여 냉장고 등 2백여개에 달하는 경품을 소비자에게
안겨 줬다.

이에맞서 그랜드는 아파트 응모를 지난달 30일부터 18일동안 할인점인
그랜드마트의 이용고객들로부터도 받았다.

때마침 창립5주년을 맞은 할인점 E마트도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쿠폰에
새겨진 품목을 무료로 주는 즉석복권식 행운쿠폰행사를 벌였다.

이처럼 대형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경품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경품이
상품가격 인하보다 효과나 비용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1억원대가 넘는 경품은 손님을 백화점으로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고 백화점
에 들른 손님들은 상품을 하나라도 사가는 것이 상례.

그러나 경품경쟁이 과열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나친 경품은 소비자의 기대심리를 높여 더욱 고가경품을 계속 내놓게
하는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막대한 경품비용을 전가하고 결국은 이것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할인점으로 경품경쟁이 번지면서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할인점이 경품을 내세우는 것은 가격에 거품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에
지나친 경품경쟁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기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대형 유통업체의
경품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매출부진을 막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
이다.

이와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경품경쟁을 자제하고 저렴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긴 안목으로 손님을 끄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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