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케팅계 최대의 "화두"는 공동마케팅이었다.

잘나가는 업체도, 곤경에 빠진 업체도 너나없이 공동마케팅을 벌였다.

공동마케팅의 장점인 "저비용 고효율"을 활용,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였다.

마케팅 담당자로서 한번쯤 공동마케팅을 검토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

공동마케팅은 판매 광고 홍보활동을 함께 벌임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

전적으로 새로운 기법은 아니다.

그러나 작년말 외환위기가 발생, 기업들이 위기에 몰리면서 부쩍 활발
해졌다.

종래 전혀 거래하지 않던 업체들이 모여 공동마케팅을 벌이는 사례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경쟁상대일 수밖에 없는 동종업체끼리 손을 잡기도 한다.


<> 이업종 공동마케팅

올해 공동마케팅 "궁합"이 잘 맞은 대표적 "커플"로 흔히 대상-삼성전자를
꼽는다.

식품업체인 대상과 전자업체인 삼성전자는 결혼시즌이었던 지난 3월 한달
동안 신혼부부를 겨냥, 공동마케팅을 벌였다.

삼성전자의 1천5백여개 대리점에서 혼수용품을 구입한 신혼부부에게
대상의 청정원 선물세트를 나눠준 것.

삼성은 돈 들이지 않고 고객에게 사은품을 나눠줄 수 있어 좋았고 대상은
예비고객들에게 청정원을 알릴 수 있어 좋았다.

최근에는 대상이 주도적 위치에서 공동마케팅을 벌였다.

10월말부터 지난 21일까지 "청정원 신혼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강좌에
참여한 예비부부나 신혼부부 2백40명에게 다른 업체들이 제공한 선물을
나눠 주었다.

이번 공동마케팅에는 대상 삼성전자 등 8개 업체가 참여했다.


<> 동업종 공동마케팅

서로에게 이롭다고 생각되면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는다.

서울 프라자호텔과 부산 그랜드호텔 경주 현대호텔 등은 금년초 제휴, 각
호텔의 회원들이 똑같은 조건으로 제휴호텔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회원을 확보하는데 서로에게 이롭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라호텔과 인터컨티넨탈호텔도 두 호텔에서 똑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동
회원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참존화장품 한국콜마 등 9개 중소화장품업체들은 지난 6월 "이루세"라는
공동브랜드의 화장품을 내놓고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광고 및 홍보와 판촉활동을 함께 벌임으로써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거두고 나아가 대기업과 외국업체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 전화 활용 공동마케팅

전화를 활용해 공동마케팅을 펼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지금껏 기업들이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도입하던 클로버서비스(080 수신자
요금부담전화)가 요즘엔 영세업자들의 공동마케팅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삿짐업소 꽃배달업소 오토바이배달업소 등이 대표적이다.

이삿짐업소 체인을 운영하는 고려골든박스의 경우 전국적으로 회원사를
두고 공동전화(080-2424-114)로 주문을 받는다.

이 번호를 누르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삿짐업소로 연결된다.

꽃배달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한국꽃뱅크라는 회사는 70여개 회원사와 2백여개 협력사를 두고 공동전화
(080-933-1004)로 주문받아 꽃을 배달해 준다.


<> 시네마 공동마케팅

공동마케팅 파트너로 영화사나 영화관을 택하는 사례가 유난히 많다.

광고비를 분담해 공동광고를 내기도 하고 영화속 장면을 광고에 활용하기도
한다.

영화속 장면에 자사 제품을 끼워넣는 기법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올해 전개된 대표적인 시네마 공동마케팅으로 대우자동차의 마티즈 광고를
꼽을 수 있다.

대우는 지난 6월 SF영화 "고질라" 개봉에 맞춰 영화속의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 마티즈가 괴물 고질라의 발에 밟히고도 끄떡없는 모습을
TV 시청자들에게 보여 주었다.

이 광고에 힘입어 마티즈는 "작지만 단단한 차"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영화사로서도 돈 들이지 않고 영화 "고질라"를 선전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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