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이 들면 하늘에 감사하고 가뭄이 들면 비를 달라며 연주하던 음악.

그래서 물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풍물놀이는 이렇듯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음악이다.

풍물놀이와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의 "만남"은 더욱 예사롭지 않다.

한마디로 찰떡궁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만남이 10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 89년 7월 창단한 "수자원공사 사물놀이패"는 10년을 1백년처럼 보냈다.

35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의 무더위는 비지땀으로 물리치고, 매서운 겨울 찬
바람은 온몸으로 녹이며 회사 운동장 한모퉁이를 지켜 왔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공연을 통해 전통을 이어오며 화목한 직장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우리 놀이패는 대전 지역사회에서는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KBS와 MBC방송 출연,대전시립 연정국악연구원의 국악발표회 찬조출연 등
대외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내 공연은 말할 나위도 없다.

수공문화제, 사내체육대회, 신입사원을 위한 정기공연, 노사화합한마당,
물백일장, 무사고 기원제, 벚꽃축제..

우리가 참여하지 않으면 진행이 안되는(?) 사내 행사들이다.

매년 30여회에 달하는 공연을 해 내고 있는 것이다.

팀을 이끄는 상쇠는 필자가 맡고 있다.

최고의 북잡이 양동민 정병돈씨, 매력덩어리 장고를 연주하는 노영주씨,
징을맡고 있는 만능재주꾼 신현주씨 등이 주요 창단멤버다.

지금은 뿔뿔이 떨어져 호흡 맞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열정은 시작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다.

회사의 크고 작은 행사에는 천리를 마다 않고 달려 가 전문가 못지 않은
화음을 연출한다.

여기에 새내기들이 수자원공사 사물놀이패의 전통을 잇기 위해 땀흘리고
있다.

무대와 객석이 확연하게 분리돼 있는 서양음악과는 달리 국악은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가 될 수 있다.

자신을 원하는 관객이 있고,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국악연주의 최대
묘미다.

단 한명이라도 우리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곳에
달려갈 것이다.

예전에 그랬고 지금도 그런 것 처럼..

차대현 < 한국수자원공사 조경과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