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중 국내 제조업체들은 1천원 어치의 물건을 팔면 93원을 이자로
지급하고 4원을 밑지는 최악의 장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재무구조만 약간 개선됐을뿐 수익성 성장성 생산성등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한국은행은 12일 ''98년 상반기 기업경영분석''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
했다.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 상반기중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0.4%를 기록했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매출액에서 경상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이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건 물건을 팔면 팔수록 그만큼 손해를
봤다는걸 의미한다.

제조업체들이 상반기중 손해보는 헛장사를 하기는 상반기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89년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작년 상반기만해도 1.4%를 기록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처럼 제조업체들이 밑지는 장사를 한 것은 살인적인 금융비용부담과
눈덩이처럼 불어난 환차손 부담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 지난 상반기중 제조업체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8%로 작년 상반기의
7.5%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인건비등 각종 비용이 절감된 덕분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과 환차손등을 제하고 나니 남는 이익은
한푼도 없었다.

지난 상반기중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금융비용의 비중(금융비용부담률)은
9.3%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6.2%)에 비해선 3.1%포인트나 높아졌다.

또 작년말 발생한 외환위기 영향으로 환차손 규모도 매출액의 1.4%인
2조9천억원에 달했다.

역시 사상 최대규모다.

이런 영향으로 상반기중 경영이익 적자를 낸 업체가 전체의 38.6%에 달했다

제조업 10개중 4개는 적자경영을 한 셈이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외형도 신통치 못했다.

매출액증가율은 5.0%에 그쳐 작년상반기(9.1%)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수출은 44.7%나 증가했으나 내수가 14.8%나 줄어든 탓이다.

수익성과 성장이 모두 악화되다 보니 생산성도 뒷걸음질쳤다.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은 작년상반기 11.4%에서 9.3%로 낮아졌다.

설비투자효율도 62.8%에서 51.9%로 떨어졌다.

그러나 상반기중 추진된 구조조정 영향으로 재무구조는 다소나마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

제조업체의 자기자본비율은 작년상반기 20.2%에서 20.5%로 높아졌다.

부채비율도 3백96.3%에서 3백87%로 낮아졌다.

특히 부채비율이 2백% 이하인 우량기업은 33.4%로 작년 상반기(26.3%)보다
많아졌다.

반면 자본잠식업체도 11.3%에 달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계기업과 우량기업
의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