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만지기 시작한 지 어언 40년.

그러나 지금도 카메라를 들고 나서면 40년 전의 그 설레임이 가슴속으로부터
솟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보통 사람 눈에는 비슷하고 평범해 보이는 사물도 우리 카메라맨들에겐
모두 독특한 존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40년동안 자연과 사람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왔지만 똑같은 느낌의 사진은
하나도 없다.

사진촬영을 통해 항상 새롭고 신선한 그 무엇을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한사랑 사우회"는 서울 시내에 흩어져 있던 4개의 사진써클(은빛동아리
한마음 해동 한울)이 지난 96년 하나로 합쳐 만든 모임.

현재 회원은 25명.

중견작가인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15명과 이제 막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신입회원 10명으로 이뤄져 있다.

신입회원도 사진에 대한 열정에서는 선배작가들 못지 않게 대단하다.

전 서울시의회 부의장을 지내고 현재는 전국숙박업협회 회장인 권혁주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기업가 문인 교사 공무원 회사원 가정주부 등 우리 회원들의 면면은
정말 다양하다.

우리는 한달에 한 번 월례회를 열어 모임운영 세미나 촬영계획 등을 논의
한다.

기초사진이론에서 고난도의 촬영법까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착실히
후배들은 지도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촬영회는 매달 한차례씩 갖는다.

이 작품들을 다시 정리해 매년 한번씩 전시회를 갖는다.

올해는 이달 17일부터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회를 연다.

우리 모임은 사진기술을 서로 나누는 데만 집착하지 않는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심미안을 갖는 게
오히려 더 큰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촬영을 나갈 때면 그 지역의 문화재와 조류, 야생동물, 삼림 등이
잘 보전될 수 있도록 이벤트를 하나씩 만든다.

매년 새해 아침, 일출사진을 찍기 위해 동해바다로 향하는 발걸음은 예나
지금이나 가볍기만 하다.

버스를 대절해 가족동반으로 여행하다 보면 몰랐던 회원가족끼리 새로
친교를 맺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새해 첫날 첫 햇살을 받으며 환하게 웃는 회원들의 모습에 마음은 푸근하기
만 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