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은 "머니게임"이다.

컴퓨터 앞에서 베팅(투자)를 하면서 수익률게임을 치른다.

돈이 오갈 수 있는 곳이면 으레 싸움이 벌어진다.

전술도 다양하다.

환투기에서부터 주식 채권 등 현물은 물론 선물 옵션 및 파생상품투자에
이르기까지 가지수가 많다.

싸움을 하기 위해선 돈과 데이터(정보)가 필요하다.

승부사들은 돈과 데이터를 무기로 쉴새없이 두뇌싸움을 벌인다.

머니게임에는 항상 짜릿한 전율이 있다.

승패가 분명히 갈리기 때문이다.

결과가 좋아 일확천금할 수 있지만 자칫 "깡통"을 차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젊은이들이 자본시장에 발을 내딛고 싶어하는 것도 그곳에서 꿈을 실현할
것 같은 매력을 느껴서다.

왠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젊기에 패배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내 명문대 출신들이 증권사나 투신사입사를 원하는 것이나 미국
아이비리거(미국 동부의 8개 명문대출신)들이 월스트리트 입성을 꿈꾸는
것도 다 이런 연유에서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종은 "자본주의 꽃"으로 불리는 펀드매니저.

고객이 맡긴 돈으로 치열한 수익률 게임을 벌이는게 그들의 업무다.

끝없는 선택에 필요한 고통의 순간들이 계속되지만 돈의 맥을 쥐고 있는
자본시장의 주역들이다.

국민투신 장인환 매니저(40)는 최근 스팟펀드를 잇따라 상환하며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투신사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전문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매니저만도 3백명이 넘는다.

홍콩 금융계 황태자인 앙드레 리(34)는 아시아 각국의 채권에 지나치게
투자해 낭패를 보기도 했다.

한국계인 그는 국냉에서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의 연금술사 조지 소로스나 월스트리트의 황제 피터 린치 등
월스트리트의 영웅도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자본시장에서 펀드매니저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바로
브로커들이다.

이들은 유가증권 및 선물 등의 매매를 중개하며 돈이 적재적소로 흘러
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입사 2,3년인 초년병도 영업실적이 좋으면 사장보다 많은 억대의 연봉을
보장받는다.

동원증권에는 1억이상의 연봉을 받는 증권브로커가 10여명이 넘는다.

대신증권 목포지점의 장기철(32) 차장은 선물영업실적이 좋아 올들어
회사로부터 30억원의 성과급을 받기도 했다.

대우증권에서 법인영업을 하다 크레디 리요네 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허의도 이사(39) 등이 뜨고 있는 증권브로커로 꼽힌다.

애널리스트도 자본시장에서 선망받는 직종.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이들에 대한 평가가 인색한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들의 역량에 따라 투자 수익이 결정된다는 인식이 확산
되며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이남우 이사(35)처럼 중장기적인 전략분석으로 국내외 투자자들
로부터 관심을 끄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업종별 전문가들중 외국사로
부터 억대의 스카웃제의를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밖에 단골고객의 자산을 불려주는 투자상담사도 뮤추얼펀드(증권투자회사)
를 만들어 실력발휘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외환딜러, 금융상품 컨설턴트
등도 당당히 파워프로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이밖에 신용분석가 부동산 컨설턴트 벤처 사업상담사 등도 돈과 데이터를
무기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 월스트리트의 영웅에 필적하긴 어렵지만 우리 자본시장의
밝은 내일을 일궈낼 파워프로들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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