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제도와 벤처자본을 활용,기업가를 길러라. 그들은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 무궁무진한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OMJ(One Million Jobs) 보고서는 기업가(Entrepreneur)라는 생산요소를
적극 발굴할 것을 제안한다.

기업가는 본질적으로 경영자(Manager)하곤 다르다.

그들은 스스로 사업을 소유,경영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발휘될 환경만 조성된다면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될수 있다는게 OMJ보고서의 확신이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한국에서는 기업가라는 생산요소가 아예 망가뜨려진
상태다.

각종 규제, 후진적 교육제도, 정부와 대기업들의 인식부족 등이 겹쳐
기업가적 자질을 가진 사람도 그저 월급쟁이에만 만족하고 있다.

이들이 월급쟁이로 근무한다면 고작 1개의 일자리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벤처기업창업이나 분사제도를 이용, 이들을 기업가로 육성한다면
수십개에서 수백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된다.

고부가가치를 창출, 나라경제에 기여하는건 물론이다.

따라서 1백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기업가적 자질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게 필수적이다.

<> 기업가라는 생산요소가 왜 중요한가 =현대적 의미의 기업가라는 용어는
지난 1800년경에 프랑스경제학자인 JB세이라는 사람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그는 "기업가는 낮은 수준의 생산성과 저수익의 경제적 재료를 높은 수준의
생산성과 고수익으로 변화시킨다"고 정의했다.

이 말은 기업가가 가치를 창조하기위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기업가는 자본이나 기술적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기업가에게 필요한 것은 사업 아이디어와 각종 생산요소를 최대로 활용하고
조직할수 있는 능력이다.

기업가는 경영자와는 아주 다르다.

경영자는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만족한다.

패러다임을 바꾸는건 꿈도 꾸지 못한다.

그저 자신의 자리를 유지할수 있는 적당한 역말한 고수한다.

반면 기업가는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 고치거나 새로 만들어 낸다.

부가가치와 생산성도 전혀 새로운 수준으로 향상시킬수 있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각종 생산요소중 기업가가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한국에서 기업가라는 생산요소는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기업가적 요소는 한국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우선 각종 규제가 주된 요인이다.

한국에서 각종 규제는 특정한 기준과 규격화된 생산품만을 요구하고 있다.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가 끼어들 여지가 없도록 각종 장벽을 치고
있다.

한국의 교육시스템도 문제다.

교육제도는 개인의 창의력생성을 억제한다.

그저 집단에 대한 복종만 요구한다.

이런 이유로 기업가적 자질을 가진 사람마저 그들의 능력과 자질을 발휘
하지 못한다.

경영자의 역할에만 안주하게 된다.

각종 지원제도의 부재도 주된 원인이다.

독립할수 있는 지원제도가 미비돼 있다보니 기업가적 기질발휘는 제한될수
밖에 없다.

섣불리 패러다임 전체를 바꿀려고 시도했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이밖에 "사업사기꾼"의 존재도 기업가양성을 가로막고 있다.

한국의 수많은 사업사기꾼들은 순수한 사업가와 투자자를 속여 한몫 챙기려
한다.

이들의 존재가 두려워 아무래도 독립을 꺼리게 된다.

<> MBO를 활성화하라 =기업가라는 생산요소를 잘 활용하기 위해선 우선
"경영자사업분할방식(MBO)"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MBO는 경영자들이 특정 사업부분을 떼어서 전혀 새로운 기업으로 만드는걸
말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하다.

MBO의 성공사례는 무수히 많다.

그중 IBM에서 분사된 렉스마크(Lexmark)가 대표적 예다.

렉스마크는 뿌리는 IBM의 타자기생산 부서다.

지난 60년대와 70년대에 전자타자기는 날개돋친듯 팔려 나갔다.

그러나 컴퓨터가 일반화된 80년대들어 판매가 급감했다.

IBM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타자기부서를 없애려 했다.

그러나 타자기 담담 책임자는 프린트헤드의 생산기술은 타자기뿐만 아니라
프린터와 팩시밀리에서도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 MBO를 추진했고 렉스마크는 현재 프린트헤드의 3분의 1 이상을
만들어낼 정도의 회사로 성장했다.

한국정부는 현재 재벌을 개혁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범할수 있는 위험중의 하나가 가치를 재생시키거나
창조할수 있는 분야에서조차 가치를 파괴할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치를 파괴하지 않고 재별개혁을 진행하기 위해선 MBO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MBO를 어렵게 하는 규제를 혁파하는게 필요하다.

예컨대 설립후 3년이상 이익을 내야만 상장할수 있는 조항을 미국과 영국
에서처럼 즉시 상장이 가능토록 고쳐야 한다.

<> 벤처기업을 길러라 =한국은 기본적으로 벤처자본을 활성화하기 위한
하부구조는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효용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개발부터가 그렇다.

한국에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과정도 어렵기 짝이 없다.

대학은 실질적인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기업과 연구소들도 연구개발(R&D)에 대한 역사가 일천하기만 하다.

벤처자본가들도 기술개발보다는 자본동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한국의 벤처자본과 서구의 벤처자본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뜻한다.

벤처자본은 서구에서 기업가에 의해 시작됐다.

그들은 JB세이가 규명했던 비즈니스기술 자본 기술로 무장했다.

이는 미국의 벤처지원자금과 맞아떨어져 벤처르네상스를 만들어 냈다.

한국에서 이상적인 기업형태로 채택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모델이다.

<> 가상조직을 활용하라= 가상조직(Virtual Organization)은 여러가지로
유용하다.

가상조직이란 다른게 아니다.

조직체계를 갖추되 이를 상설화하지 않고 필요할때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자본의 투입을 줄일수 있다.

현재 존재하는 투자만으로 생산을 극대화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면 항상 금융장벽에 부닥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가상조직을 활요하면 제한된 자본을 갖고 얼마든지 새사업을 할수
있다.

필요할 경우 다른 부분에서 도움을 받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수 있다.

이를 위해선 한국에 현존하는 각종 규제,즉 <>최소규모제한 <>생산허가제도
<>불투명한 세법 <>회사설립제한 등의 규제가 철폐돼야 한다.

< 정리=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