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있는 30~40명의 복제전문가들은 그야말로 "잃어버린 세계"를
개척하는 탐험가들이다.

일제 이후 명맥이 끊기다 보니 복제기술을 다시 하나하나 개척, 발굴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작업마다 고충은 유별나지만 자부심은 한결같이 대단하다.

복제문화를 되살린다는 사명감과 옹골진 장인정신으로 무장돼 있어서다.

이중 (주)예조의 이상섭(32) 사장은 신세계를 개척하고 있는 대표적인
선두주자다.

특히 지금껏 국내에서 어느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던 공룡화석을 복제하는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사내에 공룡화석복제팀까지 구성해 놓고 활발한 작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박물관중 공룡화석 복제품이 전시돼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어 아직까지 이 시장은 열악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장은 해외 박물관 등에 우선 공룡복제품을 수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안동대 미대에서 한국화와 조각을 전공했다.

경력은 13년째다.

대학때부터 유물 발굴 현장을 줄곧 따라다니며 복제 기술을 익힐 정도로
복제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그는 복제에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질감분야에도 정통하고 있다.

국내에 10명가량 뿐인 색채디자이너 인증서를 따냈을 정도다.

진주박물관 임란사관에 전시돼 있는 거북선 갑주 등의 복제품이 그의 작품
이다.

이중 조선시대 판옥선의 경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해 완성했다.

보국문화의 임상문(38) 부장은 도자기 석재 금속분야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복제전문가.

복제의 대가로 손꼽히는 경주의 윤광주 선생님밑에서 복제술을 연마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전쟁기념관 발해특별전에 전시돼 있는 복제품과
부천도서관에 있는 선사시대 유물 복제품이 꼽힌다.

조선후기 하훼옹주의 장신구 화장구 등도 그의 손을 거쳐 복제됐다.

안동대에서 조각을 전공했으며 올해로 7년째 복제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다.

"복제전문가를 양성하는 전문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시공테크의 박해웅(36) 과장은 토기류 복제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복제전문가.

경기도 도립박물관 익산 미륵사지전시관 독립기념관 부산 복천동 유물
전시관 국립박물관 롯데월드 민속관 등에 가면 그의 작품을 만날 수있다.

대한민국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복제품을 가장 많이 만든 주인공이다.

동국대에서 불교미술학을 전공했으며 10년째 복제에 열정을 쏟고 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