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수출기업을 돕기 위한 총동원체제를 구축중이다.

수출입은행 산업은행을 통해 조선 건설 플랜트 등 대형수출을 뒷받침하고
수출보험공사의 신용보증과 보험을 적극 활용, 수출기업의 대출신용을 크게
높여 주는 방식으로 금융경색을 풀어나갈 방침이다.

관세행정의 전자시스템을 대폭 보강하고 수출실적이 좋은 기업에 대해선
연말까지 세무조사를 않기로 하는 등 수출과 관련된 정부기관의 지원 및
서비스기능을 종합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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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2월초 광양항.

독일의 세계적 포딩업체인 단자스사 트럭이 수출용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부두로 질주한다.

이 컨테이너에 실린 것은 인근의 공단지역에서 라벨링을 새로 한 미국산
컬러TV세트.

이 트럭은 선석에 대기중인 베이징행 화물운반선을 향하고 있다.

부두로 들어선 트럭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보세구역의 각종 검색절차를
아무 거리낌없이 지나친다.

왜일까.

광양항을 찾은 관광객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답은 간단하다.

광양항 지역이 자유무역지대(Freezone)로 선포됐기 때문이다.

항구안을 부지런히 달리고 있는 트럭엔 외국 유명메이커들의 마크가 여기
저기 붙어 있다.

마치 외국 항구가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건 범정부차원에서 추진중인 프리존이 실현된 뒤의 광양항 모습을 미리
그려본 것이다.

프리존 설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관세청은 내년초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프리존관련 특별법 마련을 추진중
이다.

이에따라 2000년초에는 그동안 말로만 무성하던 자유무역지대가 현실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프리존은 외국에서 국내로 반입되는 물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주고 통관
수속 등 세관절차가 따로 필요없는 지역을 말한다.

이곳에선 물류창고역할은 물론 패킹 라벨링 단순가공 조립 세척까지 가능
하다.

경제적으론 이곳을 활용한 기업에 엄청난 특혜를 주는 셈.

비용과 시간을 절감해 주기 때문이다.

프리존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물류중심형은 독일의 함부르크, 네덜란드 로테르담, 영국 리버풀 등이
대표적이며 보관기관이 따로 없고 상표부착과 견품전시 등이 허용되는게
특징이다.

생산중심형은 대만의 가오슝, 멕시코의 마킬라도라 등이 선두주자로 꼽히며
일반인들의 거주까지 허용된다.

복합형은 홍콩과 싱가포르의 프리포트가 대표적이며 물류는 물론 생산도
허용된다.

프리존은 국가경제에 엄청난 외화를 안겨준다.

장사를 하려면 사람이 들끊는 곳에서 하라고 했던가.

물품이 옮겨다니면 구전이 떨어진다.

20피트 컨테이너 1대(1TEU)가 우리나라를 거쳐가면 자동차 2대를 만들어
수출하는 수고를 대신한다.

접안료 항만수수료 하역비 등.

외화가득효과가 수출에 버금간다.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풍요를 누리는 비밀이 여기에 있다.

프리존에 입주하는 국내업체도 물류비를 비롯한 제비용을 절감, 수출경쟁력
을 갖출 수 있다.

관세청은 주요 항만을 동북아 물류거점(Hub)항으로 육성,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한다는 복안.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는 광양항과 건설중인 가덕도 신항만, 그리고
영종도 신공항 등이 프리존으로 설정되는게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