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더이상 "정보의 바다"에 머물지 않고 생활속에 파고든 "지구촌의
신 미디어"다.

이곳에 올려진 미국 스타 검사의 성보고서는 기존의 어느 매체보다 쉽고
빠르게 전세계에 전파됐다.

뉴욕 월가의 루머는 인터넷을 통해 지구촌에 즉시 전달된다.

인도와 미얀마 등지의 인권단체와 정부의 대결소식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인터넷은 흡사 현실세계를 실시간에 비춰주는 거울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도메인(domain)이라는 주소가 필요하다.

도메인은 숫자로 된 인터넷주소(IP주소)를 문자로 변환한 것인데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도메인 장사꾼"이 등장할 정도다.

남태평양에 있는 인구 10만여명의 섬나라 통가의 왕자 투포우토아는 지난해
부터 2명의 미국인과 함께 통가의 국가 도메인인 [.to]를 판다고 한다.

이걸 사서 전화번호와 결합시키면 예를들어 "밤의 여인"들이 홈페이지로
[tel.to/690-xxxx]같이 써먹을 수도 있단다.

유명 회사명이 들어간 도메인을 먼저 등록, 수십만달러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강물을 팔아먹은 우리의 김선달 뺨칠 일이 정보사회에서도 벌어지는 모양
이다.

인터넷주소는 교육기관 통신망 등을 나타내는 기관별 도메인과 한국 일본
등을 나타내는 국별 도메인 등 두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com .org 등은
포화상태다.

그래서 인터넷 주소체계를 창시한 존 포스텔 박사(55.미UCLA)는 신규
도메인(gTLD)을 1백50개 가량 늘리자고 주장해 왔다.

30여년간 이 분야 연구로 "인터넷의 신"이란 찬사를 받던 그가 아깝게 지난
16일 심막교체수술후 사망했다.

그의 노고를 기리려는 뜻인지 동료들과 함께 연구를 위해 창설한 법인체
(ICANN)에 미정부가 인터넷 주소관리업무를 넘기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럽 등은 국제적 "행정문제"를 민간기구에 맡기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대다.

전세계적으로 도메인의 수요는 매년 80%씩 늘어 2002년에는 2천5백만개를
넘을 전망이다.

IMF체제 극복이 발등의 불이겠지만 인터넷 주소관리에 소홀하지 않았으면.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