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경제부가 수출지원에 미온적입니다"

박태영 산업자원부 장관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석상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재정경제부를 수출지원에 비협조적인 기관으로 고자질(?)했다.

이에 박 장관의 옆 자리에 있던 이규성 재경부 장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고
한다.

산업자원부는 이날 "수출입동향및 수출지원실적 평가" 보고서에서 "실적이
돋보이는 부처 등"으로 농림.문화관광.해양수산부 국세청 금융감독위원회
수출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7개 기관을 명시했다.

무역금융허용 등 수출지원방법을 놓고 산자부와 티격태격해온 재경부는
"기타 부처"로 분류됐다.

박 장관은 "기타 부처에선 종전 제도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수출에 대한 특단의 지원노력이 미흡하다"며 실랄하게 비판했다.

대통령 앞에서 면박을 당한 이규성 재경부 장관은 국무회의 직후 금융정책국
의 관계자를 줄줄이 불러 호통을 쳤다는 후문.

산자부는 지난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대책회의에서 범정부 차원의 수출
총력지원체제를 갖추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수출비상대책반에 2차 회의때부터 불참했고 수출지원통계를
산자부에 제 때 알려주지 않아 산자부의 불만을 사왔다.

산자부는 국무회의 전날인 지난 19일 만든 당초 국무회의 보고자료엔 아예
부처별 수출지원실적을 별첨자료로 붙여 "재정경제부는 일상적인 업무로서
지원"이라고 단 한줄만 언급했다.

국책은행 등 다른 기관들의 수출지원실적을 구체적인 숫자까지 나열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보고자료를 회람한 재경부는 19일 밤 산자부에 사정한 끝에 겨우 빼냈다.

산자부 관계자는 "전 부처가 수출목표 1천3백62억달러 달성에 총력을
기울어야 하는데도 재경부는 사사건건 비협조적이어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대해 재경부는 "올해 수출목표 달성이 힘들 것 같으니까 재경부를 걸어
수출부진의 원죄를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항변했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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