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유행어가 돼버린 정통캐주얼 브랜드 "빈폴"의 광고문구다.

빈폴은 외국제품 일색인 정통캐주얼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국산 톱 브랜드이다.

지난 89년 첫선을 보인이후 매년 30%이상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IMF이후에도 매출 상승곡선이 꺾이지 않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7백80억원)보다 2.5% 증가한 8백억원이다.

빈폴(BEAN POLE)의 뜻은 "콩줄기".

콩이 많이 나는 미국 보스턴의 고풍스럽고 전통적인 이미지를 표방한다는
의미에서 따온 이름이다.

빈폴이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비결도 바로 이 브랜드명의 뜻에 담겨있다.

전통적이고 귀족적인 이미지를 유지한게 빈폴의 성공요인이란 얘기다.

빈폴이 처음 출시되던 당시 고가캐주얼 시장은 미국 브랜드인 "폴로"가
장악하고 있었다.

빈폴은 한국적 캐주얼 전략과 치밀한 마케팅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갔다.

빈폴의 한국형 제품전략이란 경쟁제품보다 명도와 채도를 한단계씩 낮춘
것.

한국인 피부색을 감안한 선택이었다.

오렌지, 바이올렛, 그린 등 신선한 색상을 보강한 것도 보수풍의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 결과 출시 3년만인 92년 폴로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다.

인기의 여세를 몰아 94년에는 노세일 브랜드로 전환했다.

고급.고가 전략을 지키기 위해 유통망도 직영점이나 유명 백화점 중심으로
한정해 관리했다.

타깃층은 기본적으로 무.

지적인 이미지와 신분적 차별화를 추구하는 중상류층 남녀가 모두
타깃이다.

이처럼 연령층의 제한이 없는 패밀리 브랜드란 점도 빈폴 고속성장의
핵심 엔진이다.

무차별적인 다수의 소비자보다는 단골고객을 중점관리하는 로열 마케팅도
빈폴 성공에 톡톡히 한몫을 했다.

단골고객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로열고객 우대카드, 제품을 살때마다
구매액의 5%를 적립시켜 사실상 할인효과를 주는 5% 적립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탄탄한 브랜드 관리덕분에 최근에는 서울시로부터 98년 서울패션인상
"올해의 브랜드"로 선정됐다.

고유상표이면서 세계적인 성장가능성이 높고 출시 5년을 넘긴 매출
1백억원이상의 브랜드에 한해 주어지는 까다로운 상이다.

빈폴은 지난해말 "빈폴 스포츠"를 출범시켰다.

직장 여성을 겨냥한 여성의류와 잡화제품의 비중도 강화했다.

내년에는 아동상품과 빈폴 브랜드의 화장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IMF시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확장정책.

실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