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대책을 다시 짜라"

한국경제신문사는 "1백만 일자리 만들기(OMJ,One Million Jobs)운동"을
시작하면서 먼저 현재의 실업대책을 전면 수정할 것을 제안한다.

그 이유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업자를 양산하고 실업대책은 오히려
실업을 고착화"(EABC 보고서)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경제신문 창간 34주년 기념 대담에서 ''실업대책을
조정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지적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실업상태는 실로 심각하다.

2백만명이 넘는 실업자수만을 두고 하는 지적이 아니다.

증가속도가 엄청나다.

불과 1년도 안돼 1백만명이 훨씬 넘는 실업자가 늘어났다.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는 숫자까지 합치면 그 이상이다.

이대로 가다간 경제 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의 질서마저 흔들릴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실업사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는데 있다.

한국경제가 현재의 위기를 넘긴다고 해도 실업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현재의 실업대책으론 10여년이 걸려야 작년 수준의 고용상태로 돌아갈수
있다.

더군다나 한국은 위기이전부터 이미 과잉노동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형식적으로만 실업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부가가치를 창조하지 못하는 일자리가 많았던 것이다.

EABC(Euro Asian Business Consultancy)의 OMJ 보고서는 그래서 경제정책
전반을 뜯어 고쳐야만 실업을 해결할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현재 경제정책으로는 실업문제를 풀 수도, 경제를 되살릴 수도 없을
것이라는게 EABC의 결론이다.

오히려 실업을 고착화시키기만 할 뿐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과 금융구조조정은 본질적으로 실업자를
만들어 낼 수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은 인원과 자산을 줄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은 바람직하다.

따라서 속도를 늦춰선 안된다.

그러나 구조조정만으로는 경제를 다시 세울수 없다.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개혁됐다고 해도 불필요한 규제와 관행으로 인해
왜곡된 시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이들 기관이 다시 부실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더욱이 구조조정은 근로자의 80%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더욱 치명적
이다.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경제위기를 심화시킨다.

경제회복이 더 지연될수 밖에 없다.

실업대책도 단편적이다.

지금의 실업대책으로는 쏟아져 나오는 실업자들을 감당할수 없다.

특히 최근의 실업대책은 오로지 돈을 풀기 위한 것일 뿐이다.

공공근로는 아무런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고 직업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취업할 만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수 없다.

EABC가 제시하는 진정한 실업대책이란 가치창조형의 일자리를 만들수
있도록 경제정책의 틀을 새로 짜는 것이다.

새로운 산업 새로운 기업들이 싹틀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치창조형의 일자리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시장을 규제에서 해방시킴
으로써 만들어질수 있다.

일자리창조를 핵심적인 경제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EABC는 나아가 현 정부내에 실업정책 전체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노동부 하나만으로는 경제정책전체를 포괄할 수 없고 실권없는 위원회로는
과감한 정책을 추진할수 없다는 것이다.

EABC 보고서는 단지 임시방편적인 일자리를 만들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게
아니다.

더 강하고 수익성있는 경제를 만들어 고용을 창출하는게 근본 목적이다.

이를 위해 EABC는 고용창출을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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