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언제쯤 바닥을 치고 불황의 수렁을 탈출할 것인가.

경기저점 시기를 놓고 정부와 민간 연구소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신3저(저금리 달러약세 원자재값 하락)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정부가 본격적인 경기진작에 착수한 만큼 경기가 조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부풀고 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이라고 경계
하고 있다.

경제 기초체력이 크게 소진됐기 때문에 경기저점이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서는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고 상당기간 바닥을 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 경기저점은 언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발표한
"98-99년 경제전망"을 통해 경기저점이 내년 상반기라고 밝혔다.

빠르면 1.4분기내에 늦어도 2.4분기내에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얘기다.

KDI는 구조조정이 올 연말까지 일단락된데 따라 신용경색이 완화되면서
기업의 경영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하고 있다.

대한상의도 내년 2/4분기중에 국내경기가 저점에 도달한 뒤 기업매출이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대해 민간기관들의 전망은 제각각 엇갈린다.

현대경제연구소 정순원 전무는 "지표상으로 볼땐 상반기에 경기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보지만 실제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은 내년 후반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금융연구소측은 "내년 하반기 또는 2000년까지 경기저점이 이어질 것"
이라고 분석했다.

바닥을 치고 곧바로 상승세를 보이는 V자형 경기곡선이 아니라 L자형
곡선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 신 3저의 효과 =달러약세 금리하락 원자재값 하락은 분명 한국 경제의
숨통을 틔워주는 호재임에 틀림없다.

뜻하지 않던 외부 여건 변화로 경제 회복세에 가속도를 붙이는 계기라는
것이다.

KDI는 신3저 현상이 적어도 1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내년 2% 성장이라는 정부 목표도 이같은 조건에선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신3저의 효과는 예전처럼 기대하는 것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 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가치가 달러당 240엔에서 140엔로 급등
하면서 발생했던 3저현상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처럼 세계 경제여건이 불안한 상황에선 신3저를 이용한 수출
증대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형 상무(LG경제연구원)는 "기업의 외채상환 부담이 줄고 수출경쟁력이
다소 높아지겠지만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엔화가 원화에 대해 10% 절상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을 0.9%가량 높이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