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오레가 들어서면서 동대문운동장 서편에 거대한 패션소매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밀리오레는 개장전부터 7대3의 비율로 소매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개장이후 소매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인근 거평프레야도 개점시간 조정 등을 통해 소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내년초 개장하는 두산타워상가도 이들과 보조를 맞출 예정이다.

이에 따라 거평프레야 밀리오레 두산타워는 앞으로 "동대문 패션 소매
트리오"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점포 수는 거평프레야가 3천3백여개로 가장 많고 밀리오레와 두산타워가
각각 2천여개.

세 상가만 더해도 7천개가 넘는다.

이는 남대문시장의 7할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동대문 서부상권은 단순히 젊은이들에게 패션상품을 파는 차원을 넘어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밀리오레 관계자는 "서부상권이 패션 소매상권으로 자리잡으려면 이 일대가
점진적으로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신의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거평프레야 상인회는 옥외광장에 청소년들이 노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거평프레야 앞마당에는 밤이 되면 청소년들에게 간식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문을 연다.

밀리오레 7~8층 스낵코너는 젊은이들로 연일 만원이다.

상가 주변에는 업종을 바꿔 청소년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가게가 늘고 있다.

더구나 내년초 개장하는 두산타워에는 스낵코너 호프집 당구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대문 서부상권의 패션 소매는 패션유통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점포수 7천개에 달하는 패션소매상권이 활성화되면 수도권 패션소매업자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젊은이들이 옷을 사러 동대문으로 몰리면 수도권 소매업자들은 설 땅을
잃게 된다.

서부상권 상인들이 지속적으로 소매에 치중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동대문 도매상인들이나 수도권 소매상인들은 대부분 밀리오레 주도의 패션
소매가 성공할 수 있을지 아직도 의심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