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및 유가증권 여권등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들은 특정 분야로 업무를
국한하지 않는다.

팀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화폐디자인을 하다가도 수표나 훈장 여권 등의
디자인업무를 돌아가며 담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십년씩 경력을 쌓다보면 한 분야에서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는
장인들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이 분야의 대표주자들은 모두 한국조폐공사에 소속돼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화폐및 각종 유가증권 메달 여권등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만들고 있어서다.

조각분야에서는 홍용선(51) 조각연구팀장이 손꼽힌다.

홍팀장이 하는 일은 화폐나 각종 유가증권의 디자인을 강판위에 일일이
조각칼로 새기는 것이다.

그 강판이 있어야만 화폐 등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

1만원권과 각종 우표 수표 등이 그의 조각칼을 거쳐 탄생했다.

경력은 30년째다.

한남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는 매년 10회가량의 작품전시회를 열 정도로 작품활동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얼마전에는 공간국제판화전에서 가작상을 수상, 대외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장시웅(49) 디자인연구실 선임연구원도 조각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달인이다.

경력은 25년째.

장 선임연구원은 1만원권과 5천원권 각종 우표 등의 조각에 직접 참여했다.

특히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방글라데시 은행권, 필리핀 증지, 태국 증지
등은 수출까지 될 정도로 세계가 그의 실력을 알아주고 있다.

전주대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이원희(48) 디자인연구팀 과장은 유가증권과 은행권 디자인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인물이다.

특히 10만원권 1백만원권 자기앞수표 등 모든 정액권 자기앞수표의 디자인
은 그가 직접 만든 것이다.

미세문자나 잠상문자 등 위조방지를 위한 디자인을 개발하는데도 탁월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산업대에서 산업디자인을 배웠다.

경력은 29년째이다.

최근 선보인 정부 수립 50주년 기념메달의 디자인도 그의 작품이다.

이인수(46) 채문디자이너는 한국조폐공사 디자이너중에서 가장 특수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디자이너중 하나이다.

채문은 화폐 수표 여권 등에 새겨있는 각종 기하학적인 무늬를 말한다.

난해한 기하학적인 무늬를 화폐등에 디자인해 넣음으로써 위조를 방지
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세우고 있는 사람이기도하다.

대전산업대 시각디자인학과 출신이다.

이 분야에서만 20년째 일하고 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