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 분야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는 21명 뿐이다.

그만큼 희귀한 직종이다.

다른 디자이너들에 비해 하는 일도 매우 특수하다.

예컨대 화폐를 디자인하는 게 대표적인 업무다.

하지만 아직은 그리 선호하는 분야가 아니어서 관문이 그리 좁지는 않다.

<> 무슨 일을 하나 =각종 은행권과 증권 채권 등 유가증권, 우표 수표
상품권 메달 여권 공무원신분증 등을 디자인하는게 주요 업무다.

은행권의 경우 하나를 디자인하는데 보통 1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우표는 3개월, 주화는 1개월반 정도의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끈기와 인내심이 필요한 직업이다.

직접 디자인업무에 참여하려면 입사후 최소한 4~5년은 걸려야 하며 프로로
인정받으려면 10년 가까이 도제살이를 하면서 배워야 한다.

공식적인 근무시간은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이지만 회사에서 날을 세는
일이 허다하다.

정해진 기간안에 작품을 완성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다.

<> 어떻게 될 수 있나 =이 분야는 한국조폐공사에서 독점하고 있으므로
한국조폐공사에 입사하는 것이 입문하는 유일한 길이다.

채용은 1차 서류, 2차 실기, 3차 면접을 거쳐 이뤄진다.

이중 2차 실기시험에 대한 평가비중이 가장 크다.

특히 작업특성상 정밀도에 초점을 두고 실기작품을 평가한다.

자격은 4년제 미대 졸업자에 한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현재조각사 10명, 디자이너 11명등 모두 21명이 일하고 있다.

결원이 여간해선 생기지 않기 때문에 몇년에 한번씩 채용이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할때 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 전망은 =지금까지 대표적 3D 업종으로 취급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담당하는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그 전문성
이 점차로 인정되고 있는 추세이다.

10년이상의 경력을 쌓으면 외국제조업체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도 상당히
들어오고 있어 외국회사에 진출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최근에는 정년이 끝나면 촉탁제로 재임용되거나 프리랜서로도 활동할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유럽에서는 예술가로 존경을 받으며 종신직을 보장받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공예관"이라는 우대를 받으며 평생 활동하는 화폐
디자이너들이 드물지 않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