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미국 워싱턴 D.C가 방만한 재정운영에 따른 재정적자 누적으로
파산상태에 이르러 연방의회가 특별지원법을 제정하고,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가 선물거래로 엄청난 손해를 입어 연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당시 외국 자치단체의 파산소식은 우리와는 거리가 먼 다른 세계의
이야기인듯 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대마불사를 자랑하던 재벌기업들이
침몰하고 샐러리맨들의 천국으로 여겨지던 은행들이 무더기로 문닫거나
통.폐합하면서 자치단체의 재정위기 또한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올해들어 중앙정부의 내국세수 감소로 정부지원금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 부동산 경기의 위축으로 취득세 등록세 등 지방세수도 당초 예상보다
13~14%정도 적게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하여튼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지방재정의 주름살도 늘어날듯 하다.

자치단체의 재정위기 소식이 들릴 때마다 지금이 자치단체의 재정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지방재정을 건실화 할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새로운 지방세원 발굴이나 지방재정진단제도 도입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부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

기본적으로 지방자치시대에 지방재정위기 타개는 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의
몫일 수밖에 없다.

요즈음 간부용 관사 매각, 각종 공무원 수당 삭감 등 자구의 몸짓이
나타나고 있으나 자치단체는 조직 슬림화를 통한 인건비 등 경상경비 절감,
불요불급한 사업연기 등 허리띠를 더욱 더 졸라매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또한 지방재정의 부실화는 결국 주민부담으로 돌아가기에 지역주민은
자치단체의 자구노력을 똑바로 감시함은 물론 제대로 안될 때에는 과감히
개선을 촉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중앙정부의 지원과 간섭이라는 보호막에서 벗어나
지방자치가 더욱 튼튼히 뿌리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석영철 < 행정자치부차관 YCSECK@mogaha.g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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