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빨려들어 갈듯 아름다운 진홍색 레드와인 한 잔을 앞에 놓고 밤새
지칠줄 모르며 계속되는 와인 이야기...

라틴어로 "포도주의 진실"이란 뜻의 "인비노베리타스 클럽"회원들은 모이기
만 하면 백년지기 같은 와인으로 얘기 꽃을 피운다.

포도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땀의 노력과 하늘의 도움으로 최고의 맛이 나오기 때문이다.

포도주의 "진실"을 이 세상에서도 실천하고자 클럽이름을 인비노베리타스로
지은 것이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우리 클럽이 세상에 얼굴을 내민 것은 지금
으로부터 4년전-.

처음 10여명이었던 회원이 지금은 50명을 넘어섰다.

1~2년전 레드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도주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붐이 일었던 덕택이다.

우리 클럽 회원들은 의사 병원장 교수 변호사 기자 원예연구원 기업가
소믈리에(와인시음가) 등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은 와인이라는 공통분모로 연결돼 너무도 빨리 가까워졌다.

클럽은 정회원 20명, 준회원 18명, 초청회원 15명 등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모여 와인테스팅을 한다.

모임의 연사로 지정된 사람이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 발표도 한다.

주한독일포도주진흥회 대표인 이순주씨는 독일 포도주에 대해, 원예연구원인
송기철 박사는 우리나라 포도재배 현황과 장래에 대해 발표했다.

또 최훈 한진그룹 교통물류연구원장은 교통물류의 현황과 프랑스 포도주,
소믈리에인 필자는 와인과 테이블 매너를 주제로 얘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인비노베리타스 클럽은 우리나라에 올바른 와인문화를 정착시키고 국제
와인단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와인문화를 국제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세계가 한 동네가 된 국제화 시대인 만큼 음주문화도 이제 국제수준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영국엔 위스키, 프랑스는 와인, 미국은 칵테일, 독일은 맥주 등 각 나라마다
나름의 음주문화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폭음문화"로 대변된다.

물론 좋은 전통도 살려야 하겠지만 외국의 음주문화를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당한 취흥을 즐기며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하는 문화라면 내것, 남의
것을 가릴 필요가 있겠는가.

서한정 < 한국소믈리에협회장. 신라호텔 와인전문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