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가 전쟁을 하고 있었다.

밤이 돼 늑대들이 잠든 것을 보고, 전선에 있는 개의 대장은 사령부에 총
공격 명령을 요청했다.

그러나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어째서입니까" "밤은 어두워 위험하고, 게다가 싸움은 낮에 대열을 정비해
정정당당히 해야한다"

아침이 되었다.

견군이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데 늑대떼가 돌격해 왔다.

개들은 늑대들에 당해 계속 쓰러질 뿐 대열을 정비할 수도 없었다.

지원군을 보내달라고 사령부에 간청했다.

안된다는 대답이 왔다.

"원군을 못보내면 퇴각을 허락해 주십시오" "그건 허락할 수 없다. 도망쳐
온다면 전원 사형이다"

이렇게 연락이 오가는 중에 견군은 모두 물려죽었다.

일본에서 나온 "이솝우화의 경제윤리학"(저자:죽내정웅 성혜대학 교수)이란
책에 있다.

다양한 의견이 허용되는 민주주의는 전쟁이 일어나면 국론불일치의 약점을
드러내고, 독재자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전제주의 국가쪽은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미국과 같은 나라는 일단 국민 여론이 모아지면, 독재자에
대한 공포로 움직이는 나라 이상으로 결속해 싸워 이긴다.

군사전문가들은 91년에 일어난 "걸프전"의 큰 특징을 "TV 등 대중매체가
여론몰이를 해서 치른 전쟁"으로 요약한다.

첨단 전자무기가 동원된 "전자전"에서 압권은 미 CNN의 전쟁실황중계였다.

서방국가들은 그후 소말리아 보스니아 등 분쟁지역에 대한 참여여론 조성에
CNN을 종종 활용, "CNN 외교"라는 말까지 생겼다.

여론전부터 이기고 실전을 승리로 이끌어 가는 추세다.

국방부는 최근 펴낸 98국방백서에서 북한은 정규군이 1백16만명으로 남한에
비해 1.7배 많으며 생화학무기 AN-2 대포동미사일 등을 보유, 우리측의 전체
전력은 북의 75%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사시 미군의 지원이 이뤄지겠지만 우리의 전쟁억지력은 약하다는 느낌
이다.

이 백서는 다음달부터 일반서점에서 판매되고 인터넷에도 올려질 예정이다.

전력보강 필요성에 대한 국민이해가 넓어졌으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