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려놓는 데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추진엔진이 개발돼 지상시험에 들어갔다.

이 엔진이 상용화되면 인공위성 발사기술수준을 한단계 더 끌어올릴 뿐
아니라 항공기도 크게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크램제트(scramjet)로 불리는 이 엔진은 마하10 정도의 극초음속 추진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미국 항공기엔진업체인 GASL사가 "하이퍼-X"라는
이름으로 비밀리에 개발을 진행해온 프로젝트.

이미 개발이 끝나 X-43이라는 연구용 비행체를 대상으로 시험 착수될 예정
이다.

스크램제트란 초음속(마하1 이상)으로 비행하는 전투기 등 특수 항공기에
사용되는 램제트(ramjet)엔진의 일종으로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것이다.

램제트 엔진은 공기의 흐름을 초음속으로 유지, 공기 압축력에 의해 연료가
연소되도록 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따라서 기존의 일반 제트엔진처럼 별도의 공기 압축기가 필요없게 된다.

스크램제트는 여기서 한단계 더 나가 공기를 일반 램제트보다 훨씬 빠른
마하7에서 마하10정도의 극초음속으로 흐르게 해 연소시킨다.

그렇게 되면 추진력이 훨씬 더 강해져 비행체가 최고 마하10정도의 속도로
날 수 있게 된다.

"scramjet"란 "supersonic(극초음속)"과 "combustion(연소)", "ramjet"의
합성어다.

GASL사의 시험비행에 쓰일 연구용 비행체는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랜슬리 연구센터에서 제작될 예정이다.

이 비행체는 마하7의 속도를 낼수 있는 2기, 마하10의 속도를 내는 것 1기
등 모두 3기로 만들어진다.

이 비행체를 시험비행 고도까지 쏘아올리는 로켓은 오비털 사이언스 등에서
기존 로켓을 개조해 제작한다.

스크램제트 엔진을 적용한 시험비행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우선 X-43이라는 비행체는 NASA가 소유한 B-52 폭격기에 실려 고도 1만9천~
4만3천피트까지 상승한다.

이후 오비털 사이언스가 만든 페가수스 추진로켓에 의해 고도 10만피트까지
올라가면서 마하7에서 마하10까지로 가속된다.

그리고 나면 최종 단계로 X-43은 추진로켓에서 분리돼 내부에 장착된
스크램제트 엔진의 자체 추진력으로 비행하게 된다.

GASL사는 이번 시험비행이 성공할 경우 스크램제트 엔진이 마하5이상의
초음속 항공기는 물론 인공위성 우주선 발사체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엔진이 인공위성 발사체에 쓰일 경우 기존 로켓과는 달리 연소에
필요한 산소를 대기중에서 얻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로켓은 연료를 연소하는 데 필요한 산소를 액체형태로 미리 보관해
탑재했다.

또 공기흡입 방식의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한 로켓은 중량이 가벼워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데 쓰일 경우 같은 출력을 지닌 로켓보다 훨씬 많은
화물을 실어 보낼 수 있다.

그동안 공기흡입 방식의 추진엔진을 장착한 비행기로는 마하3 이상의 속도를
내는 미국의 전략 정찰기 SR-71이 가장 빠른 비행기였다.

러시아는 공기흡입 방식 로켓추진엔진이 마하5에서 마하6정도의 속도로 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입증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