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몸을 불사른 케미라이트 불빛이 가물가물 수명을 다해갈 즈음,
수면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물안개가 만드는 온갖 형상물의 군무는 지난밤 내내 물고기와 씨름을 한
강태공들이 기다렸던 것이기도 하다.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도 무어라 형언키 어려운 묘한 감동이 배어난다.

IMF체제이후 구조조정 등 온갖 세파에서도 이런 감동을 가질 수 있는
모임이 바로 한전정보네트웍(주) 낚시동호회인 "태공회"다.

물론 회원 모두 따듯하고 넓은 마음을 지녔기에 그런 풍경을 향유할 수
있으리라.

태공회는 그저 물이 좋은 사람, 물고기를 잡으면 기뻐해하는 소박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출조 전날 낚시도구를 챙길 때면, 소풍 전날 마음 설레는 어린이같은
사람들이 바로 우리 회원들이다.

우리 모임은 시조(시즌시작낚시)와 납회(시즌종료낚시)를 포함, 1년에
4차례정도 즐거움을 나눈다.

다른 낚시회에 비해 그리 많이 출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활동력과 범위 만큼은 다른 낚시회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해 "물이좋아 물에서"라는 민물낚시 참고서를 낸 데 이어 올해에도
"채비에서 찜질까지"란 낚시 백서를 발간했다.

책을 낼 정도니 낚시에 대한 열정과 실력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이러한 업적을 회장인 김낙원 SM총괄팀장에게 돌려도 큰 "아부"는 아닐
것이다.

지난 7월 경기 양평의 전원저수지에 갔을 때는 직원 가족들이 대거 참여,
성황을 이뤘다.

조과 또한 예전과 달리 "꽝"없는 풍어를 기록했다.

붕어만의 크기로 결정하는 영광의 대어상은 경영관리팀의 노광준 과장이
차지했다.

붕어이외 어종의 크기로 시상하는 행운상은 대형 메기를 잡은 케이블TV팀의
고상원씨가 가져갔다.

여성 조사인 지은경 간호사는 길이 45cm의 잉어를 잡았는 데도 불구하고
아깝게 2등으로 밀렸다.

크기는 둘다 엇비슷했는데 메기의 긴 수염 때문에 승부가 갈린 것이다.

우리 국민 대부분이 여러 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다.

하지만 우리는 올 가을 또 한번의 출조를 준비한다.

낚시를 통해 업무에 대한 전력을 다지며 앞날의 희망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택 < 한전정보네트웍 인재육성팀 차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