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가을을 맞아 판촉소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정유5사는 최근 다양한 고객서비스를 개발, 브랜드이미지제고와
시장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판촉경쟁은 정유업계의 판도가 재편되는 시점에 시작된다는 면에서
예전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해 업계순위 4위에서 3위로 올라서고, 쌍용이
쌍용정유지분을 해외에 매각한다는 방침이 확정된 상태에서 서비스경쟁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새로운 구도로 짜여지기 전에 미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볼수 있다.

이번 판촉경쟁은 또 올들어 내수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내수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도 있다.

가격인하와 같은 정공법으로 시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서비스 경쟁을 차선책으로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그동안 휘발유 소비억제를 위해 세금인상으로 유가를 올려왔다.

따라서 이같은 정부방침에서는 정유사가 가격을 인하해도 세금을 인상하기
때문에 소용없다는 것이다.

휘발유소비는 정부의 세금인상으로 올 상반기중 15%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는 지난 17일 유가인상으로 휘발유가격이 l당 1천2백24원이 되자
소비가 추가로 5%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판촉서비스경쟁은 이러한 시장악화를 조금이라도 막아보자는 의도가
있다.

국내 정유5사중 가장 먼저 서비스경쟁에 선수를 치고 나온데는 LG정유.
SK에 이은 업계2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LG는 최근 일간지 광고를 통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 LG정유
주유상품권"이란 캐치프레이즈로 대대적인 상품권판매전을 선언했다.

판매네트워크도 대폭 확충, 계열주유소는 물론 상업은행 본지점에서도
상품권을 판다.

또 통신판매와 사이버판매도 실시한다.

LG는 이와함께 "한가위 사은대잔치" 경품행사를 오는 10월3일까지 펼친다.

행사기간중 10만원어치 주유상품권 구입시 경품쿠폰 1장을 지급하고 이를
회사로 보내는 고객중 3백50명을 추첨, 경품을 제공한다.

또 경품행사와 별도로 10만원이상 구매고객에게 고급 CD 1장을 증정한다.

SK(주) 역시 추석을 맞아 계열주유소를 통한 다양한 고객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추석고객에게 차량무료점검서비스를 제공하고 메모홀더를 지급할 예정이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10월2일부터 4일까지 전국 고속도로 진입로및
진입로변의 계열주유소에서 여성도우미 2명과 차량정비사 1명이 1개조를
편성, 카라멜 사탕및 보름달모양의 메모홀더를 운전자에게 배포하고 차량도
점검해 준다.

SK는 모두 28개조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자동차 경정비업체인 "스피드메이트"가 설치된 수도권지역 직영주유소
90개소에서도 차량무료 점검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영호남지역에 위치한 직영주유소에서는 "어려운 시기에 이웃간의
훈훈한 정이 필요한 때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보름달 모양의 메모홀더를
30만개 정도 배포할 예정이다.

현대정유도 지난해 추석명절에 이어 올해도 경부선 고속도로 하행선
주유소에서 추석맞이 대고객 사은행사를 실시한다.

현대정유는 10월3일부터 연휴가 끝나는 6일까지 전문홍보요원을 고속도로
주유소에 배치해 귀성하는 차량에게 생수와 물티슈 등을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계획하고있다.

이 행사에서 전문홍보요원들은 안전운행 캠페인도 펼친다.

또 사은행사의 일환으로 외환카드를 이용하는 우수고객 2천명을 선정하여
PCS(개인휴대통신)를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정유는 이와함께 10월24일부터 자동차 영화제인 "오일뱅크 칼라어클릭"
야외 영화제를 서울 잠실 탄천과 부산 수영만에서 5일동안 동시에 실시한다.

자동차영화제는 지난 95년부터 서울 잠실탄천주차장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데 매회 1천대이상의 차량이 몰려들었다.

부산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것이다.

SK LG 현대 이외에 쌍용과 한화에너지는 정유사 차원에서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추석맞이 고객서비스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기존에 해온 각종 주유소 부대서비스를 강화하는 선에서 고객서비스경쟁에
나설 방침이다.

쌍용정유 관계자는 "추석을 맞아 특별한 고객서비스계획을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면서 "본사에서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더라도 주유소별로 고객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역시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정유업계가 SK LG 쌍용 현대 등 4사체제로
재편되는 만큼 이들 4사간의 서비스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