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한국 기업및 개인들이 87억달러를 비공식적
으로 해외로 빼돌렸다고 발표, 논란이 되고 있다.

국제수지표상 "오차와 누락" 금액을 모두 자본도피로 규정하고 이러한
내부자본 유출이 지난해 외환위기를 부추겼다고 분석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22일 지난해 국제수지표상 오차와 누락은 87억달러가 아니라
51억달러인데다 이것이 자본도피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자본도피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 오차와 누락의 내용 =국제수지표는 한국과 외국간 일어난 거래내용을
종합적으로 기록한 통계표이다.

통계 작성과정에서 한국이 벌어들인 외화와 지급한 돈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오차와 누락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국제수지표상 오차와 누락은 올해초 87억4천만달러로 잠정집계됐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자체조사를 통해 39억8천만달러의 오차원인을 찾아냈다.

<>인수인도(D/A) 수출환어음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기업이 보유한 금액이
7억6천만달러 <>수출선수금을 받아 놓고 실제 수출이 이뤄지기전까지 보고
되지 않은 누락분 19억3천만달러 <>외국인직접투자 통계작성시 재정경제부의
도착기준 금액과 한국은행의 보고기준 금액상 불일치 12억9천만달러 등이다.

여기에 추가로 발생한 3억1천만달러의 오차를 감안한 지난해 오차와 누락
규모는 50억7천만달러로 최종 확정됐다는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50억7천만달러의 오차및 누락도 <>은행이 수입대금을 대신 결제했으나
수입업체의 부도로 국내 들여오지 못한 미통관 수입 <>북한과의 교역은
내부거래로 간주돼 상품수지에는 계산되지 않으나 대금결제는 자본수지에
반영하는데 따른 오차 <>송금방식수출에 따른 수출대금 입금지연 등으로
세부적인 확인이 어려운 것들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 자본도피의혹은 여전 =한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남는다.

찾아낸 누락분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오차와 누락규모는 51억달러에
달한다.

90년대 들어 오차와 누락규모가 20억달러를 밑도는데 비하면 지난해는
통계상의 오차가 너무 크다.

국제수지표상 오차와 누락이 수출입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8%에 달한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오차와 누락규모는 9백71억달러,
스위스 57억달러(96년 기준), 캐나다 49억달러, 중국 1백68억달러 등에
달한다.

경제규모의 차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

과거에도 IMF에서는 오차및 누락금액을 각국의 자본도피액 추정에 이용하곤
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지난해 외환위기를 틈타 기업들이 자본을 해외로 빼돌렸을
가능성을 전혀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