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말도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높은 하늘, 먹을 것이 지천으로 널려있다는 민속최대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주류업체들은 IMF경제위기 여파로 한가위다운 풍성함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반짝 호황은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가위 선물로 술만한 것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오랜만에 친지 또는 벗을 만나 한잔 술을 돌리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노
라면 세상시름을 다 잊을 수 있는 것이 술선물이 갖는 매력이다.

주류업체들은 지난해만 해도 주종을 가리지 않고 다품종 고가위주의 선물
세트를 앞다퉈 내놓았으나 올해는 판매전략을 완전히 바꿨다.

우선 한두가지 주종을 선택, 선물세트를 특화했다.

예컨대 두산은 청주, 하이트맥주는 위스키, 보해양조는 과실주로 각자의
전공을 살렸다.

두산은 위스키나 과실주보다는 제주로 꼭 필요한 백화수복과 같은 청주가
IMF시대형 선물세트로 제격이라는 생각이다.

반면 하이트는 선물이 갖는 품격을 감안할때 위스키가 최고라는 입장이며
보해양조는 민속 명절에는 우리 정서에 맞는 매실주야말로 탁월한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이에따라 올 한가위 술 시장은 위스키 청주 매실주간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술업체들이 선보인 한가위 선물세트의 또 다른 특징은 3만~5만원대 중저가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만 해도 20만~3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렸으나
올해는 불황이니만큼 호화선물보다는 중저가의 실속 세트가 인기를 끌 것이
라는게 메어커들의 판단이다.

주류사들은 또 비인기 세트를 과감히 없애는 대신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상품들을 대량으로 준비, 출사표를 던졌다.


[ 두산 ]

두산은 청주와 와인에 승부를 걸고 있다.

고급 차례주인 전통청주 "백화수복" "국향" "설화" 등의 세트가격을 소비자
들의 부담을 감안, 1만6천~4만5천6백원대로 책정했다.

또 도자기 포장으로 품격을 높이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는 느낌이다.

청주선물세트는 모두 8종류나 나와있다.

소형 도자기 술병과 잔이 포함된 수복골드세트가 1만6천1백원으로 가장
싸다.

전승 도자기로 포장된 국향 부귀세트는 4만5천6백원으로 최고가품이다.

와인과 청주를 한데 묶은 콤비세트도 눈길을 끈다.

실속파를 겨냥한 이 상품은 국향과 마주앙 레드가 각 1병씩 들어있다.

가격은 2만4백원이다.

고려인삼주와 마주앙세트 등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구색상품도 선보였다.

가격은 백화고려인삼주세트가 2만2천3백원이고 2천3백ml들이 고려인삼주
대용량 제품은 4만2천7백원이다.

마주앙은 2만원에서 12만원까지 총 10종류를 구비했다.

두산은 경기 불황으로 선물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 금년 판매 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20% 감소한 20만세트로 책정했다.

[ 하이트맥주 ]

하이트는 위스키와 와인세트로 한가위 선물시장을 공략한다.

선물의 품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 딤플 조니워커 듀어스 등 인기
위스키로 구성한 다양한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특히 딤플은 시판 위스키중 최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판단아래
선물세트의 주력상품으로 선정했다.

조니워커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베스트셀러라는 점을 최대한 살려
소비자에게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젊은층과 부담없는 가격의 선물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한 와인 선물
세트도 구비했다.

선물 가지수는 딤플 조니워커 등의 위스키 세트가 18종류, 와인 4종류 등
모두 22종류에 달한다.

특히 위스키는 제품 가격을 IMF시대에 맞게 평균 2% 인하했으며 3만~5만원
대의 중저가 세트를 많이 준비했다.

조니워커 레드세트(3백75ml 2병)가 3만5천7백원이고 딤플 2호세트(3백75ml
2병)가 5만6천원이다.

비싼 것도 있다.

조니워커 골드 1호세트(7백50ml 2병)는 24만6천6백원이다.

이 회사의 판매 목표는 위스키 1만세트, 와인 8천5백세트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보해양조 ]

보해는 올 한가위 선물세트 시장의 주력제품으로 "매취순"을 선정, 민속주의
자부심을 걸고 판촉에 나섰다.

특히 "술자리의 행복"이라고 이름지은 매취순 3병들이 선물세트를 얼굴상품
으로 내걸었다.

올 한가위에 3병들이, 6병들이 매취순 선물세트를 모두 25억원어치 판매할
계획이다.

또 기존의 매취 도자기류, 앰버서더 위스키선물세트, 매실식품선물세트 등도
4만세트(7억원어치)를 준비해 놓고 있다.

이 회사는 한가위 선물세트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약 20% 늘려잡는 등
유일하게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매취순이 5년 숙성제품으로 품질면에서 경쟁사 제품을 압도하고 있고 인지도
역시 높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매취순 3병들이 선물세트는 1만2천원, 6병들이는 2만4천원이며 매취 도자기
선물세트와 특급위스키 앰버서더 선물세트의 가격대는 2만~7만원선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