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경쟁의 시대다.

그러나 다른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먼저 자신를 이겨야 한다.

내가 볼링장을 찾는 것은 이때문이다.

볼링은 상대의 공격을 방어할 필요가 없다.

볼러의 꿈인 퍼펙트(3백점)를 위해 오로지 정신집중만 하면 된다.

볼을 들고 레인위에 올라서면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눈빛으로 변한다.

이렇듯 집중력을 길러주는 게 볼링의 최대 매력이다.

"삼성카드 볼링동호회"는 지난 88년 회사가 창립되자마자 만들어졌다.

현재 회원은 30여명.

준회원까지 합치면 1백여명에 이른다.

물론 주멤버는 20대다.

하지만 고수들 중에는 부장이상 간부도 많다.

"연륜"이 "실력"으로 연결되는 운동이 볼링이기 때문이다.

신세대들이야 자기 방식대로 회사생활에 적응한다지만 간부들이야 어디
그럴 수 있겠는가.

자연히 스트레스는 더 쌓이고 볼링장으로 향하는 횟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동호회는 기본적인 연습 및 정기전 외에 두달에 한 번씩 교류전을
갖는다.

다른 카드사들과 함께 자웅을 겨루는 자리다.

자기회사의 명예를 걸고 최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이때 만큼은 즐기는
볼링일 수는 없다.

우리 볼링회 대표선수는 남자 넷, 여자 둘이다.

에버리지가 다들 1백70점을 넘는 내로라하는 볼러들이다.

이날은 음료수를 나르는 응원단도 선수 못지 않게 열성이다.

언젠가 "대표"로 발탁될 날을 그려보면서 말이다.

신용카드업은 부서간 업무협조가 어느 직종보다 중요시 된다.

하지만 공식적인 협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 큰 결단을 하지 않아도 찾을 수 있는 볼링장.

그리고 그속에서 함박 웃음을 통해 만나는 동료들.

이런 것들이 축적돼 업무현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우리 볼링회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기념일을 전후해 전사 볼링대회를 열어 볼 생각이다.

이날은 삼성카드 전 가족의 잔칫날이 될 것이다.

김용훈 < 삼성카드 경영지원팀 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