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어제 새로 취임
했다. 재계의 단합과 국가경제 발전의 선봉장 역할을 해야하는 자리인 만큼
그 책무는 무척 무거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우리 경제가 지금 유례업이
어렵고 험난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재계를 대표하는 신임 전경련회장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바람 또한 어느때보다 크고 절실할 수밖에 없다.

산업기반의 붕괴를 걱정할 정도로 허약해진 국가경제를 회생시키는 일은
재계가 이뤄내지 않으면 안될 최우선적인 과제다. 시장경제체제하에서 경제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은 기업이고, 기업이 제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발휘
해야만 국가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은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김 신임회장이 취임사에서 "기업본연의 가치회복"을 강조한 것도 그런
뜻이 담겨있다고 본다. "기업의 올바른 위상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김회장의 지적은 IMF체제 극복의
요체라고 생각한다.

요즈음처럼 기업환경이 어려웠던 적도 드물었다. 세계각국의 경제가 동반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소비마저 극도로 위축돼 기업의 규모가 크든
작든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 우리경제의 실상이다. 또한 기업경영자들
에게는 구조조정을 하지않으면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중압감은 말할 것도 없고 고락을 같이 해온 종업원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아픔이 이만저만이 아님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또 경제회생방법을
놓고 때로는 정부와, 때로는 노동계와의 심각한 견해차이로 갈등을 빚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 또한 재계에 부하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현재 기업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이해는 생각만큼 우호적이지 못한게 현실
이다. 특히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는 실제이상 부정적
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같은 갈등과 대립의 감정을 해소하려면 국민들의
오해가 풀려야 하겠지만 동시에 신뢰회복을 위한 재계 자신의 변신노력 역시
긴요하다.

우리는 기업의 창의와 활력을 부추기는 것이 경제회복의 근간이라고
믿는다. 또 기업들이 제 몫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타 경제주체들이
기업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정부는 과거와 같은
지시와 통제에 의존하는 정책운용이 비능률을 초래하는 원천임을 인식하고,
기업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시장경제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와 재계의 협조관계를 확고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재계 또한 적극적으로
변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새 회장을 맞은 전경련이 협력과
이해의 새시대를 열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심어주는데 선도적
역할을 다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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