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성추문에 대한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미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주말 이 보고서가 의회에 제출되자마자 세계각국의 주가가 동반 폭락하고,
달러화가치가 곤두박질 치는 소위 "클린턴 충격"에 휩싸인 것만 보아도
우려할만 한 사태임은 분명하다.

외환위기를 겪고있는 우리로서는 앞으로의 사태추이를 지켜보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같다.

세계각국이 이번 보고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세계경제의
리더십 상실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 어느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 내지 사임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자체가 세계경제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다.
예컨대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원확충문제만해도 최대지분국인 미국이
앞장서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고, 선진국들의 동시적인 금리인하 문제도 결국
미국의 태도여하에 달려있다.

더구나 최근들어 세계경제는 위기국면이 더욱 깊어지고 있어 미국 사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러시아를 거쳐 이제는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각국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남미지역은 미국경제와 직결돼있어 세계경제에 더욱 큰 파장을 몰고올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약 미국의 리더십상실로 선진국들간에 정책
협조가 이뤄지지 못하고 자국이익 우선의 이기주의로 흐를 경우 지난
30년대와 같은 대공황의 파국을 피할수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위기는 다른나라가 나서서 해결해줄수 있는 일도
아니고 도움을 줄수 있는 사안도 아님은 분명하다. 전적으로 미국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있는 문제다. 다만 우리는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사태를 하루
빨리 매듭짓고 세계경제 회복에 핵심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다해주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이번 클린턴 충격으로 세계경제의 앞날이 더욱 불확실해진 것만은 틀림없다.
때문에 우리경제에도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국제금융시장
의 혼란이 지속될 경우 외자확보가 어려워지고, 무역환경의 악화로 가뜩이나
위축된 산업활동을 더욱 움츠러들게 할 것이다. 실업대란을 증폭시키는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대외여건 변화, 특히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증폭에 대비해 충격을
최소화할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가용외환보유고를
최대한 늘리는 것도 그같은 대비책중의 하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금융및
기업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제기능을 다하지못하는 금융시스템을
하루빨리 복원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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