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에 위기상황이 감지되면 단계별로 "데프콘(Defcon) 하나" "데프콘
둘" 같은 조기경보가 발동된다.

조기경보의 마지막 단계는 결국 전쟁상태다.

지금 우리는 단계별 조기경보는 커녕 단 한차례의 경고메시지도 받지 못한채
사실상의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미 조기경보의 의미가 사라진 상황이 돼버린 셈이다.

그러나 지금도 수출의 급격한 감소와 실업률 증가, 일본의 경제회복 지연,
러시아 모라토리엄의 후유증, 국제투기펀드의 홍콩 공략, 그리고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등 위기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조기 경보시스템이 여전히 작동돼야만하는 이유다.

또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이에따른 액션플랜(Action Plan)도 요구되어진다.

흔히 위기는 갑자기 닥쳐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개 사전에 여러가지 징후가
나타나게 된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조기 경보시스템이 없으면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조기경보 사이렌이 울리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완벽한 시나리오가
평소에 마련돼 있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전까지 우리나라 상황은 흔히 세계화,
무한경쟁시대, 총성없는 경제전쟁 등의 구호만 난무했지 정작 조기경보
시스템과 액션플랜에 대한 내용은 너무도 빈약한 것이었다.

어느 수준 이상으로 수출이 줄고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외환보유고가
현격하게 감소할 때 자동적으로 조기경보 사이렌이 울려야했다.

사전에 준비된 액션플랜이 시행되었더라면 아무리 전세계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지금의 우리 모습은 조금은 달라져 있을 것이다.

물론 액션플랜의 시행이 한강의 수위에 따라 홍수경보를 발동하고 주민대피
명령을 내리는만큼 단순하지는 않다.

최고의 조기 경보시스템과 대응책이 갖춰졌다해도 이를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데는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둔 리더십의 발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제 데크폰"체제를 서둘러 확립하는 것이 IMF구제금융 졸업을 앞당기는
길이다.

< ijkim@kmbc.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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