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영화 사운드디자이너라고 할만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리드사운드 블루캡 A&D 라이브톤 등 4개 사설 스튜디오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전부라고 보면 된다.

아직까지는 부나 명예가 보장되기보다는 "사명감"을 요구하는 현실 탓이다.

(주)리드사운드의 부사장인 강대성(58)씨는 국내 사운드디자이너의 효시다.

58년 영화계에 들어와 음향효과로 세번, 녹음으로 다섯차례 대종상을 탔다.

그가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사운드디자이너로 변신한건 95년의 일이다.

지난 94년 그는 독일 음향기기박람회에서 디지털혁명의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더 이상 아날로그사운드로는 안되겠다고 판단해 영화진흥공사를 뛰쳐
나왔다.

그의 경험과 기술이 새로운 디지털장비를 통해 발휘되면서 국내에도
사운드디자이너의 시대가 열렸다.

95년 "투갑스2" 이후 10여편의 우리영화에 디지털음향을 실었다.

요즘은 음악 대사 음향 등을 총괄하는 "사운드 슈퍼바이저"로서 후배
사운드디자이너들을 기르고 있다.

영화음악을 하다 95년 블루캡이란 스튜디오를 연 김석원(39)씨는 영화
"접속"으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이 영화엔 큰 사건이
나오지 않는다.

컴퓨터 통신을 통해 사연을 주고 받는 주인공들의 일상이 반복된다.

김씨는 소박하면서도 정감 넘치는 소리를 담아내 이 영화의 인기를 뒷받침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돈을 갖고 튀어라" "조용한 가족" 등 영화의 사운드디자인을
맡았고 요즘은 "키스할까요"에 매달려 있다.

"신세대 해외파"인 A&D의 이규석씨는 미국 USC대 영화과 출신.

그가 사운드디자인을 맡은 "퇴마록"은 한국 영화의 음향도 할리우드 수준에
근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은 성공작이다.

주인공 현암이 차고다니는 "월향검"이 내는 귀곡성은 칼의 생명력까지
느껴지는 사운드로 호평받았다.

이밖에 라이브톤 영화진흥공사 사운드&컴퍼니 한양녹음실 돌코 등에서
10명이 채 안되는 사운드디자이너들이 활동하고 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주요 스튜디오및 사운드디자이너 현황 ]]

<>.리드사운드 - 강대성

<>대표작 : 투캅스2, 지상만가, 아버지, 올가미, 여고괴담, 생과부위자료
청구소송, 실낙원, 엑스트라
<>연락처 : 515-0218

<>.블루캡 - 김석원

<>대표작 : 접속, 돈을 갖고 튀어라, 조용한 가족, 삼인조, 죽이는 이야기,
피아노맨
<>연락처 : 545-6664

<>.A&D - 이규석

<>대표작 : 퇴마록, 맨, 정글스토리, 진짜 사나이, 세 친구, 패자부활전,
체인지
<>연락처 : 715-4011

<>.라이브톤 - 오원철 이인규

<>대표작 : 8월의 크리스마스, 비트, 나쁜영화, 찜, 강원도의 힘,
처녀들의 저녁식사, 용가리(예고편)
<>연락처 : 202-0580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