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열 기아자동차 관리인과 채권단 대표인 이근영 산업은행 총재는
기아자동차 입찰 전과정에서 심각한 의견 차이를 드러내며 격론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초기 부채 탕감을 놓고 벌어졌던 두 사람의 견해 차이는 입찰 막바지
에 유찰 여부를 놓고 극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관리인은 지난 28일 응찰업체들이 모두 부채탕감을 제시해 실격함으로써
이번 입찰은 유찰됐다는 의견을 이 총재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유찰을 어떻게든 피해보고 싶었던 이 총재는 ''삼성의 통보내용을
기다려 보자'', ''부채탕감을 제시하면 중대한 불이익을 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실격이냐''며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오전까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산업은행측에서는 "관리인이 너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며
류 관리인을 맹비난하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관리인 교체론까지 대두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류 관리인도 지난 30일 기자들에게 "나는 더 이상 할말이 없으니 이근영
총재나 박상배 이사(산업은행)에게 물어보라"는 말을 되풀이 해 류 관리인과
산은간에 심각한 다툼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이에앞서 입찰 초기 류 관리인은 기아의 막대한 부채 규모를 볼 때 상당폭
의 부채 탕감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 총재측은 확실한 정보가 있으니 절대로 유찰되지 않을 것이라며
류 관리인의 요구를 일축했다는 후문이다.

이견이 크다보니 입찰일정발표 기자회견때는 류 관리인의 발언을 이 총재가
가로막는 모습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류 관리인은 기자간담회에서 "관리인으로서 유찰을 막기위해 최대한 노력
하겠으나 이같은 조건으로 낙찰자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채권단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이들은 31일 오후 산업은행에서 만나 유찰을 최종 결론지었다.

어떤 분위기였는지 궁금하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