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화장품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뚜렷한 특징은 왕년의 히트상품
브랜드를 퇴출시키지 않고 포장을 새로 단장하거나 품질을 개선해 리뉴얼
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IMF 경제위기후 여성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로 시장수요가 격감하자
화장품메이커들이 신제품개발에 따른 위험과 광고선전비부담을 우려,
올드 브랜드 재기용에 앞다투어 나섰기 때문이다.

화장품업계는 원래 리뉴얼전략을 기피해 왔다.

여성들이 주소비층인 만큼 끊임없는 신제품개발로 새로운 기능과 화장법을
소개하는 것이 여성들에게 쉽게 접근할수 있는 마케팅기법이어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점차 알뜰한 제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하자
저렴한 가격, 더 나은 품질을 앞세운 리뉴얼제품이 크게 어필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같은 경향에 따라 올초부터 최근까지 출시된 신규브랜드수가 대폭 줄어든
반면 업체마다 왕년에 히트시켰던 올드 브랜드제품은 한두가지씩 꼭 있을
정도로 리뉴얼브랜드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태평양은 간판브랜드 제품인 "라네즈"를 리뉴얼했으며 1만원대 중저가
제품인 "마몽드"도 유리용기 대신 플라스틱용기로 교체하면서 용량을 늘려
판매하고 있다.

소득이 줄어들고 씀씀이가 빠듯해진 IMF시대에 걸맞는 제품으로 변신
시켰다는 것이 태평양측의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은 94년에 처음 선보이면서 간판상품으로 자리잡은 "이지업"을
"이지업 매티파잉"이라는 브랜드로 새롭게 포장해 출시했다.

LG는 해바라기 헤이즐넛 호프등 8가지 식물의 씨앗속 피부유효성분을
저온압착법으로 추출해 파괴되지 않은 상태로 제품내에 다량 함유되도록
했다.

또 용기 디자인 역시 기존 밋밋한 타원형을 크게 탈피해 젊고 깨끗한
화장품이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이제 막 돋아나는 새순과 꽃봉오리의
모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형상화했다.

이외에 이회사는 슈퍼용 화장품 "오데뜨"를 "오데뜨 내츄럴"로 리뉴얼
했으며 초기 히트상품 "아르드포"도 새롭게 바꾸어 내놓아 호평을 받고 있다.

과거 빅히트를 쳤던 인기제품의 리뉴얼현상은 이들 두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나드리의 "이노센스", 한불화장품의 "두앤비", 애경의
"포인트", 피어리스의 "아르보아" 등을 예전의 명성에 이어 리뉴얼제품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대표적 브랜드로 꼽고 있다.

기초화장품시장의 큰 변화중 또 다른 하나는 단연 기능성제품과 피부타입별
카운슬링제품들이 새로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제품은 점차 다양화되고 급변해 가는 사회현상 속에서 피부타입도
개성이 강해지는 추세에 따라 여성들의 피부문제를 해결하는데 역점을 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 제품은 또 모두 기존 제품들과 달리 한기능을 극대화시켜 확실한
효과를 볼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새로운 특허성분으로 만들어진 영양 보습효과의 에센스나 영양크림 등이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