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은행에 넣어둔 특정금전신탁을 떼일 위기에 처한 인천시가 경기은행
점포 등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에 나섰다.

다른 신탁상품과 달리 특정금전신탁은 원금조차 보장받지 못해 이를 둘러
싸고 인수은행과 고객간에 분쟁이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 특정금전신탁 지급을 둘러싼 공방 =인천시는 25일 시금고였던 경기은행
퇴출로 4백42억원어치 특정금전신탁 예금을 찾지 못하자 이 은행 본점 등
50개 점포에 대한 가압류를 인천지방법원에 신청했다.

시 기금 1백48억원에 대한 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인천시는 또 경기은행 수도권지점 1백16개에 대해서도 추가 가압류를
신청, 예금을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는 특정금전신탁에 들어 있는 시 자금의 반환을 놓고 한미은행과
협의를 벌여 왔다.

인천시 예금은 본청회계 1백48억원을 비롯, 지하철본부 운영회계 1백5억원,
시체육회 35억원 등 모두 4백42억원이다.

그러나 한미은행은 이 예금에 가입한 일반 예금주와의 형평성을 들어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실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지법은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한 일반 예금주에 미칠 파장 등을 감안해
가압류 여부를 27일께 결정할 예정이다.

<> 왜 문제가 되나 =다른 실적배당형 신탁상품과 달리 특정금전신탁은
운용실적대로 지급하게 돼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특정 고객을 위해 단독으로 운용되는 특정금전신탁과
금외신탁은 실적대로 지급하며 중도해약시에는 보유중인 채권 등을 팔아
되돌려 주도록 했다.

그러나 퇴출은행의 특정금전신탁은 대부분 부실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은행 관계자는 퇴출발표 직후 "개인고객의 특정금전신탁 4백59억원
가운데 2백39억원(52.0%)이 부실화됐거나 부실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분쟁심화 전망 =지난 6월13일 현재 5개 퇴출은행의 특정금전신탁은
모두 3조3천5백56억원이다.

이중 8.4%(2천8백18억원)가 개인고객이고 나머지(3조7백38억원)는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이다.

다른 금융기관들도 인천시처럼 부동산가압류 등 소송도 불사할 태세여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 인천=김희영기자 songki@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