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오는 9월부터 강도높은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치개혁이 하반기 정국의 최대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김대통령의 정치개혁 구상에는 정당 선거 국회운영제도의 개선은 물론
정계개편 정치권 사정 등이 망라돼 있어 경우에 따라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점쳐지기도 한다. 조만간 정치권에서도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퇴출 등의
유행어가 나돌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정치개혁을 위해 정치권을 젖혀두고 김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을수 없는 배경을 십분 이해한다. 지금처럼 정치개혁작업을 국회와
정당에만 맡겨둔다면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 부지하세월이 될게 뻔하다.

지금은 그렇게 한가로운 때가 아니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
타파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정치개혁을 더이상 늦출 경우 경제개혁과
외환위기 극복 등 그동안 이루어낸 경제적 성과마저 빛이 바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난극복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시급한데도 가장 개혁이
지지부진한 곳이 바로 정치분야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개혁을 단순히 인위적인 정계개편쯤으로 이해한다면 곤란하다.
진정한 정치개혁은 여당의 국회의석을 몇석 더 늘린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가 만연된 부정부패의
산물이라고 한다면 근본적인 정치개혁 없이 IMF체제를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치개혁의 대상은 매우 광범위하지만 무엇보다 국회개혁이 그 핵심이라고
할수 있다. 헌정 반세기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 법치주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은 국회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국회의원들이 불법 위법행위를
일삼고 있는 정치현실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국회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생산적인 국회로
탈바꿈해야 한다. 여권에서는 현행 2백99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2백50명
정도로 줄이는 내용의 개혁안을 마련중이라고 하지만 좀더 과감하게
절반정도로 줄이고 활동범위도 국회고유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대폭
제한해야 한다.

또 유권자들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의원들을 "퇴출"시킬수 있는
의원소환제도와 소신있는 의정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의정실명제 도입도
중요하다.

정당 및 선거제도 개혁의 경우, 고질적인 지역주의 및 고비용 정치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여권이 주장하고 있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치개혁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그 의도가 순수하고 과정이 신속해야
한다. 그래야만 수구세력의 조직적 저항을 돌파할 과감한 추진력도 붙을수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치주체들이 환골탈태의 자세로 정치개혁에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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