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는 코란, 한 손에는 칼"하면 우리는 곧 이슬람의 호전성을
떠 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 표현은 중세 서구인들의 최대과제가 이슬람 방어였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말일 뿐이다.

과거 1천여년 동안 서구인들은 이슬람을 경계하기 위해 이렇게 묘사해왔고
그것이 그대로 이슬람의 호전성을 대변하는 말로 굳어져 버렸다.

이슬람은 과연 서구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호전적인 종교일까.

이슬람은 7세기초 아라비아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알라의 계시를 받아
일으킨 종교다.

이슬람이란 "평화"를 뜻하는 아랍어 "살람(Salam)에서 파생된 "이스라마"의
명사형이다.

교도들은 "무슬림(Muslim)이라 부르는데 "신에게 복종하는 사람"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이 종교를 따르는 무슬림들은 평화 평등 단결 선린을 기본 모토로 해
서로 형제애를 돈독히 하고 알라 앞에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다.

그들에게는 특별한 성직체계도 없고 국적 언어 피부색 빈부귀천도
상관하지 않는다.

오직 믿음과 실천만을 강조한다.

초기 이슬람 국가는 당시 중동에서 2대세력을 이루고 있던 비잔틴제국과
페르시아제국을 무찔러 세력을 넓히고 한세기도 채 지나지 않아 중동지역
전체와 북아프리카 대제국을 건설한다.

그뒤 인도에까지 진출해 이곳을 기지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에도
선교의 손길을 뻗쳤다.

15~16세기에는 이슬람제국을 이룬다.

이슬람은 8세기부터 1천여년간 서구의 기독교를 압도하고 황금문화를
이룩한 종교다.

지금도 기독교 불교와 함께 세계 3대종교의 하나이며 12억의 무슬림이
이 종교를 믿고 있다.

테러 본거지로 지목돼 피격받은 수단과 아프간이 보복을 선언하고 미국이
테러집단에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아랍연맹이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슬람이란 본래 정치와 종교의 복합체다.

각 종파가 정치적 투쟁목표가 다를수도 있다.

모든 무슬림이 반미테러분자인 것처럼 오인하는 성급함으로 미국과 12억
무슬림이 대립하는 일은 없어야 겠는데 걱정이다.

문명의 충돌이 가져오는 결과는 무섭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