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탈출은 성공적이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새정부의 지난 6개월간 성과중 가장 높은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이다.

작년 12월말 90억달러도 안됐던 가용외환보유고는 지난 15일 현재 4백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원화가치도 상당히 안정됐다.

작년말 외환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땐 원화가치가 달러당 1천9백원대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달러당 1천3백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발등에 떨어진 외환위기에선 일단 벗어난 것.

이건 새정부 들어 금융기관들의 단기외채 만기연장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완전히 가셨다고 장담할순 없다.

불안요소는 여전히 도처에 깔려 있다.

일본 경제가 갈피를 못잡고 있고 중국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유예) 선언도 그렇다.

정부는 가용외환보유고를 5백억달러 가까이 쌓아 외환시장에 방어벽을
친다는 복안이다.

그러려면 수출이 잘 돼 경상수지 흑자가 불어나야 한다.

한데 최근엔 수출마저 줄어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먹힐지 의문이다.

큰 고비는 넘겼지만 아직 긴장을 풀 단계는 아닌 셈이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