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어떻게 될까. 사는 시기는 언제가 적당할까"

향후 집값 동향과 주택구입시기는 집이 있는 사람이나 사려는 사람 모두
에게 최대 관심사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끝없이 떨어질 것같던 집값이 7월중엔
반짝 오름세로 돌아서더니 최근엔 다시 주춤하는 형국이다.

그야말로 최근의 집값은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어 주택수요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집값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주택전문가들도 호재와 악재, 돌출변수 등이 난마처럼 뒤얽혀 있어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을 선뜻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 긍정 요소들

매매가 상승에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은 시중금리의 하락이다.

IMF이후 크게 떨어진 집값이 지난 7월중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급매물이
급격히 소진된 것도 시중금리가 연 17~20%에서 14~15%대로 떨어진 것이
주효했다.

시중금리가 12%대에서 안정세를 보일 경우 "약발"은 상당 기간 지속되며
주택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택구입 의사는 상승기대심리와 금리에 영향을 받는데 최근의 금리하락은
주택경기를 활성화시키거나 최소한 주택값 폭락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이동성 주택산업연구원 원장)

주택공급량의 급격한 감소도 주택가격 상승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중 신규 주택공급물량은 16만6천여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40% 감소했다.

여기에다 건설업체들의 잇단 부도사태로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건설물량도
전국에 걸쳐 18만3천여가구에 이른다.

이같은 공급축소는 결국 2~3년후 심각한 주택수급의 불균형을 초래, 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수요자 사이에 부추길 수 있다.


<> 부정 요소들

가구소득 감소는 주택수요를 떨어뜨리며 주택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은행권의 1단계 구조조정이 9월중 마무리되고 기업들의 후속 구조
조정이 개시되면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같은 국내여건 외에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 중국의 양쯔강 홍수로
인한 위안화절하 가능성, 일본 엔화폭락 사태 등이 악재다.

또 전세값 폭락으로 전세보증금 회수율이 낮아진 것도 집값을 끌어내릴
개연성이 충분하다.

"기업의 임금삭감으로 가구소득의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추세이며 전세
보증금도 봄이사철에 비해 제때 돌려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를 둘러싼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라면 수요부진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돌출변수

주택시장의 돌출변수는 분양권 전매허용 조치와 주택저당채권제도의 도입
방침 등이다.

이들 제도가 주택경기에 호재로 작용할지,악재로 작용할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조차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분양권 전매허용의 경우 미분양아파트나 기존 주택등 "경쟁 상품"에 타격을
입히며 주택시장을 썰렁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

특히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엔 신규분양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분양권 전매는 투기목적의 자금을 주택시장으로 유입, 집값상승을
자극하는 동전의 양면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저당채권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입법화되면 주택시장을 자극해 매수세를 촉발시킬 것이다"(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사장)와 "수요자들이 저당채권제가 실시되는 내년까지 매수시기를
늦출 것이다"(미주하우징 김영수사장)라는 분석이 충돌하고 있다.


<> 전망

이같은 상황을 종합,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택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적고
또한 지난 상반기와 같이 큰 폭으로 추락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약보합 수준에서 시기에 따라 소폭의 등락을
거듭한다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신규 공급량 축소,금리하락 등의 상승요인보다는 국내외의 경제불안 요인과
가구소득의 감소, 전세파동 등 하락요인이 더 우세하다는 것.

주택전문가들은 다만 분양권 전매등 돌출변수로 일부지역에서 투기성 매매
가 이뤄질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상반기중 일부 나타났던 지역별 평형별 집값 차별화 현상도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전용 25.7평이하 중소형의 경우 원가(땅값+건축비+기회비용)를 감안하면
추가하락 소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비해 대형 아파트는 매수세 부진등의 영향으로 관망세가 이어지며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다"(한성오 주택은행청약실장)

전세시장은 오는 9~10월중 가을 이사철에 상반기와 같은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90년 의원입법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제정돼 짝수해마다 주기적으로
전세값이 큰 폭의 등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상반기중 전세값이 워낙 큰 폭으로 떨어져 2년 전세값
으로 새 전세입주자를 맞아들이기 힘들게 뻔하기 때문이다.

전세금 반환이 늦어지면 그만큼 주택구입 시기도 미뤄지고 상반기처럼
주택투매현상이 다시 빚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주택 전문가들은 어느때보다 주택 구입결정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무릎"이라고 생각해 구입한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고 추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였던게 의외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집구입시기와 주택가격은 실수요자 자신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