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술자리나 식사에 비용을 각자 나눠내는 더치페이(dutch pay)가
일상화되고 있다.

음식점이나 극장등 돈을 내야하는 장소에서 서로 지갑을 꺼내드는 정겨운
풍경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IMF한파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탓이다.

더치페이 문화는 생활속에 글로벌 스탠더드가 자리잡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최근 제정한 사내 삼강오륜(삼강오륜)에서 "더치페이의
생활화"를 하나의 덕목에 포함시켰을 정도다.

각자의 부담은 각자 해결하는 방식은 기분파인 한국인들에겐 계산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서양인들 사이엔 공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오랜 전통을 깨고 새롭게 자리잡는 더치페이 문화에서 연장자나 상급자들은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다.

과거에는 밥사주고 술사주는 대가로 리더십을 누릴 수 있었다.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중요한 무기를 잃어버린 리더들은 새로운 수단을 찾아야 한다.

더치페이 문화는 외식산업에도 일대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식당에서 카페테리아식 개인용 메뉴가 발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집에서 탕수욕 1인분이 등장할 날이 머지 않았다.

심지어 잔술이 부활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더치페이로 카드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더치페이가 정착되면서 카드사용이 줄고 현금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시중엔 동전수요가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한편 글로벌 스탠더드와 한국적 가치를 접목시킨 신종 더치페이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미풍양속을 존중, 직급별로 차등해 회식비를 분담하는게 하나다.

또 월급날 무조건 10만원씩을 갹출, 점심기금을 조성해 식사를 해결하기도
한다.

소위 초미니 공제조합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