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 벌어지고 있는 기상이변은 대부분 엘니뇨(El Nino)와
라니냐(La Nina) 두가지 현상중 하나가 그 요인인 것으로 설명된다.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예수를 뜻하는 엘니뇨는 적도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에 비해 섭씨 2~5도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은 중남미의 태평양 연안에서 2~6년마다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며
주로 9월에서 다음해 3월 사이에 일어난다.

엘니뇨라는 이름은 페루의 어민들이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해부턴가 페루와 에콰도르의 국경에 있는 과야킬만에 12월께
북쪽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난류가 흘러들어 제철이 아닌데도 고기가 잡혔다.

이에 페루 어민들이 하늘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아기예수의 의미를
가진 "엘니뇨"라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엘니뇨는 하늘의 재앙으로 여겨지고 있다.

해면 수온이 높아지면서 연안 어종이 없어지고 극심한 가뭄 등 기상재해가
빈발한다.

최근 수년간 미대륙에 가뭄과 이로인한 산불이 자주 발생한 것도 엘니뇨
때문이었다.

또 그 영향은 미대륙에 그치지 않고 태평양을 건너 아시아와 유럽에도
미친다.

이에따라 1950년대 까지는 엘니뇨를 남미연안의 국지적인 현상으로
보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그 영향을 지구적 차원에서 연구하고 있다.

한편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를 의미하는 라니냐는 적도주변 해수면 온도가
섭씨 4~5도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의 반대현상인 셈이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무역풍을 타고 차가운 공기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동남아와 아프리카 남동부 등에는 태풍과 폭우를, 아메리카
서부해안에는 한파와 가뭄을 몰고 온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최근 "적도주변 해수면의 온도가 예년보다
섭씨 5도 정도 낮은 섭씨 25도 정도로 떨어진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발표하고 라니냐 현상을 예고한 바 있다.

라니냐현상이 발생할 경우 올 겨울 한국에는 혹한이 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