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에 이어 물난리가 경제현장을 강타했다.

산업시설과 노동력이 집중된 수도권과 중부권에 지난 5일부터 5일간
2백30~7백50mm의 폭우가 쏟아져 막대한 인명및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또 충남지역에는 8일밤부터 9일 새벽까지 태안 3백54mm, 당진
3백46mm 등 시간당 1백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9명이 숨지고 농경지
1만1천여ha가 침수됐다.

이같은 릴레이식 집중호우로 경제 곳곳에 엄청난 후유증을 초래해
IMF(국제통화기금)관리경제의 회생을 지연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5일부터 9일 오후2시까지
사망 1백60명, 실종 70명 등 총 2백30명(군인 14명포함)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경기 2만5천6백19채, 서울 8천1백77채 등 가옥 3만4천7백74채가
침수돼 8만1천8백1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농경지는 경기 2만1백41ha, 인천 5천6백59ha 등 3만8천9백12ha가 물에
잠겼다.

도로망 공장 등 산업시설도 큰 피해를 입었다.

도로와 교량은 4백3개소가 유실됐다.

철도는 특히 피해가 컸다.

경원선(의정부~동안)은 8월말, 경의선(일산~문산)은 9월말,
교외선(능곡~의정부)은 12월말에나 각각 복구될 예정이다.

6백개 가까운 공장도 수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따라 피해액은 1조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환경오염 전염병발생 물류난 등에 따른 사회적 재정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추산조차 하기조차 어렵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남부지방 등에 폭우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해는 IMF체제이후 침체국면에 빠진 우리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성장 물가 국제수지 등 3대 거시지표가 정부에서 제시한 목표에 크게
미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물가가 큰폭으로 오르고 있다.

오이 상추 파 등 근교농작물과 주곡인 쌀 등 거의 모든 농산물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IMF와의 7월 협상에서 9%내로 유지키로 한 물가목표는 지키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마이너스 4%로 전망하고 있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마이너스 5~6%대로 떨어지리란 전망이다.

외부여건도 좋지않다.

지난달부터 중국 양쯔강 유역을 엄습한 홍수는 비철.희소금속, 곡물 등
1차상품시장뿐 아니라 금융시장도 교란시키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화)를 평가절하할 경우 갈곳을 잃은 투기자금이 홍콩달러를
집중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미국경제의 호황국면이 꺾이고 일본경제도 엔화가치 하락과 함께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동남아지역도 환란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수출여건이 이처럼 악화되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목표 3백30억~
3백50억달러 달성엔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그럼에도 정부는 수재의연금모금 추경재편성 등의 판에 박힌듯한 대책만
내놔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천재지변과 그 후유증에 총체적으로 대처하는 국가위기관리체제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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