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사상 최초의 첨단B-52폭격기 여군조종사로 각광받았던 켈리 플린
중위는 동료 여군의 남편과 벌인 섹스스캔들로 인해 군복을 벗어야 했다.

미국 합참차장을 지낸 조셉 렌스던 대장은 14년전의 혼외정사가 폭로돼
군 최고 영예인 합창의장에 오르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러시아 법무장관이었던 발렌틴 코발료는 마피아 소유의 한 사우나에서
나체의 미희들과 즐기는 비디오필름이 폭로돼 사임해야 했다.

이밖에 다수의 젊은 장교들이 연루된 계룡대 꽃뱀사건, 서울대교수 제자
성희롱사건 등 남녀간 접촉사고가 꾸준히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자문제로 약점을 달고 다니는 사내들은 털면 먼지가 난다.

그래서 일부 권력층은 섹스스캔들을 이용해 정적을 제거한다.

또 선거철만 되면 여성편력에 관한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것이다.

어쨌든 섹스스캔들에 관한 시각은 다분히 이중잣대로 가늠되는데 이게
섹스의 본질이다.

남자의 타고난 "밝힘증"과 여자의 "끼"라는 원색적 속성은 누구에게나
접촉사고의 가능성을 부여한다.

난교의 원시시대를 제외한다면 봉건군주나 권문세가는 거의 제한없이
성적자유를 누려왔다.

눈길 한번만 주면 제발로 걸어 들어와 온갖 열성을 다해 몸을 바치는 열녀가
부지기수였으니까.

권력과 돈과 여체의 함수관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권녀유착 금녀유착이다.

돈과 권력으로 눌러 찍으려는 남자들과 신분상승을 도모하려는 공주병
여자들의 욕구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투기가 여자의 칠거지악으로 분류됐고 다수의 처첩을 거느리며 밤마다
체인징 파트너하던 세도가들.

그야말로 "탈의호식의 태평성대"를 누렸다.

그런데 미국의 하얀집에 살고 있는 클린턴 대통령은 지금 대왕의 태평성대를
기리며 격세지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주지사시절 24세의 폴라존스라는 여자에게 자행한 성희롱사건이 인구에
회자된데 이어 지금은 르윈스키라는 백악관 임시직원과의 스캔들로 시달리고
있다.

폴라 존스 사건이 한창 무르익었을때 호사가의 입담이 그치지 않았다.

대통령 성기의 특징은 뭘까.

온갖 억측들이 나돌았다.

요즘엔 르윈스키때문에 "오럴 섹스" "정액 묻은 드레스" 등 입에 올리기
민망한 말들이 쏟아진다.

IMF지원금을 주네 안주네 하며 우리를 옥죄던 클린턴은 뒤바뀐 시대적
상황윤리를 절감하고 있을게다.

가히 미국은 미국이다.

정정만 < 준크리닉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