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상 < 투자신탁협회 회장 >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맞이해 땅값상승, 금융기관의 안전성, 안정적
고용 등 그동안 경제를 지탱해오던 수많은 신화들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방황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투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못했고 금융기관 역시
실체를 알리는 공시활동을 소홀히 했기에 초래된 혼란이다.

금융구조조정이 끝나면 필연적으로 선진국과 유사한 금융산업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글로벌스탠더드가 강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외 사례에서 확인되듯 은행의 대출기능약화는 제조업의
침체를 가져오므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해서는 가계와 기업을 직접 연결시키는
투자신탁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 보다 강조돼야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투자신탁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투자신탁관련 규제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

현재 수많은 규제는 시장상황과 맞지 않고 그 결과 지켜지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 법이나 감독규정으로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건전하게 운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흔하다.

외국의 경우 고객이익만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기위해 내부통제조직
을 갖추고 법으로 요구되는 수준보다 더욱 엄격하게 자율규제하고 있다.

우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투신제도는 많은 투자자들을 대행해 투자하는 매우 수준 높은 제도로 흔히
"금융의 꽃"으로 불린다.

따라서 규제가 엄격하고 복잡한 것이 국제관례다.

그러나 지키기 어려운 과도한 규제나 투자자가 책임져야 할 부분마저
투신사가 떠안는 것은 투자자가 리스크를 부담하는 투신제도의 근본취지에
맞지 않다.

바람직한 규제란 상품내용 펀드수익률 펀드투자내용 운용회사정보 등을
자세하게 공시하도록 해 시장에서 규제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감독당국은 시장규제를 염두에 두고 반드시 필요한 것만을 규제해야 하며
채권의 싯가평가 등 필요한 제도를 조속히 정착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투신사들도 법적규제만을 지킨다는 소극성을 탈피해야한다.

고객재산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가져야하며 운용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임직원들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투신산업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투신상품에는 카드 수표등의 결제기능을 부여한 메릴린치증권의 CMA를
비롯해 은행창구의 투자신탁 판매대행, 보험사의 변액보험에서의 투신상품
투자 등 외국에서는 상당수 금융기관이 투신상품을 근간으로 마케팅활동을
하고 있다.

투자신탁이란 투자자가 맡긴 자금으로 구입한 유가증권을 제3의 독립기관인
수탁기관(은행이나 증권예탁원)에 보관하고 나아가 수탁기관으로 하여금
투신사의 운용행위를 감시하는 제도다.

따라서 투자신탁의 안전성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는 셈이다.

투신사들은 이러한 안전성을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

최근 미국 투신업계는 지난 50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데 대해 투자신탁
제도에 대한 국민의 올바른 인식과 투신사의 윤리성, 탄력적인 규제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리 정부와 업계도 효과적으로 제도를 개선, 투신산업이 금융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