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나 증권사가 파는 수익증권에 돈이 몰리고 있다.

5개은행의 퇴출충격 이후 수익증권 인기는 한층 더 높아졌다.

부실은행의 신탁상품에 대한 문제점이 거론되자 고금리를 찾던 시중여유
자금이 수익증권을 찾게 된 것이다.

지난 7월 한달동안 팔린 수익증권만 해도 18조원어치가 된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수익증권"은 낯선 용어가 아니다.

기업체의 일시 여유자금도 수익증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심지어 금융기관까지 수익증권으로 돈을 굴리고 있다.

이원희 한국투신 전무는 "수익증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고 안전성
도 갖춘 금융상품이라는 인식이 시중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증권이 IMF(국제통화기금)시대 새로운 고수익 재테크 수단으로 뿌리를
깊게 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수익증권을 파는 투자신탁회사와 증권사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재무구조가 나쁘기로 유명한 투신업계에서도 일부 투신사가 수익증권 판매
호조로 흑자를 낼 정도다.

대형 증권사들은 주식매매 중개라는 "본업"을 뒤로 한채 수익증권 영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몇몇 증권사의 경우 수익증권판매 수수료가 주식 브로커 영업 약정수수료를
능가할 정도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IMF시대.저축도 고심하면서 해야 되는 금융불안 시대다.

그래도 수익증권으로 돈이 무더기로 찾아오고 있다.

<> 수익증권의 매력 =수익증권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금융
상품보다 금리가 높다는데 있다.

수익증권 수익률은 만기에 따라 다르다.

7월말 현재로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MMF(머니마켓펀드)의 수익률은
연 12.9%다.

만기가 6개월이하인 상품은 연 13.9%이다.

만기가 6개월을 넘는 것은 연 14.9%였다.

은행 정기예금금리(연 11.5~12.7%)보다 1~2%포인트 높다.

경쟁상대인 은행신탁과 비교해도 0.5%포인트정도 위에 있다.

투신사는 펀드를 개별 운용해 효과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하기 때문에 대형
펀드로 통합운용하는 은행신탁보다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수익증권은 안전성에서도 은행신탁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은행의 실적배당 상품과 수익증권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다.

잘못되면 원리금을 손해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퇴출은행의 실적배당상품의 원리금 지급을 놓고 정부와 인수은행이
티격태격한 것을 상기해 보면 된다.

이 와중에 은행신탁에 들어있던 일부 자금이 수익증권으로 이동했다.

전문가들은 은행신탁과 수익증권이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을 얻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운용대상과 고객보호장치에서 수익증권이 다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수익증권은 채권 주식등 유가증권에만 운용한다.

그러나 은행신탁은 일정규모를 대출로 넣는다.

신용대출은 요즘같은 불경기엔 곧잘 부실대출로 이어진다.

또 은행신탁은 펀드내에 주식및 채권을 섞어 운용한다.

지금처럼 주가가 폭락하면 펀드전체의 실적이 낮아지게 된다.

수익증권은 주식형과 채권형으로 상품종류가 완전히 구분된다.

<> 자금유입 규모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86조원이었던 수익증권 수탁고는
올 7월말 현재로 1백34조5천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권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7월 한달동안에만 18조원이 수익증권으로
들어왔다.

대기업그룹 계열 증권사들은 하루가 다르게 판매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7월 한달동안 대우 LG 현대 삼성등 4개 대기업 그룹계열 증권사에 수익증권
판매로 들어간 돈은 12조원이나 된다.

퇴출은행 충격이후 금융기관의 안전성이 중시되면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대기업 그룹 계열증권사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 대한 국민등 기존 투신사들은 자산운용의 "전통"과 기존 영업기반을
내세우며 자금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실적배당의 원조 =수익증권을 금리가 높은 확정 저축예금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투자신탁이라는 말에서도 알수 있듯 "믿고 투자를 맡기는"는 상품이다.

금융기관이 아닌 돈을 넣어놓은 개인이 결과에 책임지는 "투자"이기에
예금자보호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그래서 상품을 고르거나 거래회사를 선택할때 신중해야 한다.

수익률이 다른 곳보다 높다고 덜컥 가입했다가 투신(운용)사가 운용을
잘못해 손해를 보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실적배당이므로 거래회사에 항의해도 소용이 없다.

금융기관들은 신인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회사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손님을 계속 끌기 위해 수익률을 맞추어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결국엔 어거지로 수익률을 맞추어준 금융기관은
부실금융기관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 때문에 투자신탁협회에서는 지난달부터 수익증권 제시금리를 제한하기로
했다.

김일선 투신협회 기획부장은 "과다한 수익률을 제시했다가 맞추지 못할
경우 고객피해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
하고 "수익률규제를 통해 공정 경쟁의 풍토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