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을 바꾸면 고객이 보인다"

IMF이후 매출부진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새로운 판로개척을 위해 고정관념을
뒤집어 놓는"역발상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욕실슬리퍼에서 앞뒤구분을 없앤 양방향욕실화가 등장했는가 하면 얼굴
대신 발에 바르라는 "발화장품"이 등장했다.

뜨거워야 된다고 생각하는 우동을 차갑게 만든 냉우동이 나오기도 했고
라면에서도 국물을 빼고 케찹에 비벼먹는 "케찹라면"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분유업계에서는 아기가 먹는 분유를 엄마가 먹으라고 만든 엄마용분유가
인기를 끈지 오래됐다.

중소기업인 삼정물산이 개발한 OK욕실화는 앞뒤구분이 없어 욕실에 들어갈
때마다 허리를 굽혀 돌려신을 필요가 없다.

이 회사의 백승재씨는 "허리가 아파 욕실화를 돌려 신을때마다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하려다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시판 초기인데도 하루 2천켤레이상 나간다"고 덧붙였다.

제일제당은 지난 4월 발바닥과 발꿈치각질을 제거하는 피부유연화장품
"식물나라 풋케어크림"을 출시했다.

화장품은 으레 손이나 얼굴에 바르는 제품이라는 상식을 깨고 발에도
화장품을 바르라고 권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국물도 없는"이상한 라면"을 만들었다.

"라면은 면맛보다는 얼큰한 국물맛에 먹는다"는 상식에 도전한 것이다.

토마토페이스트수프에 삶은 면발을 비벼먹도록 만들어진 이 제품은 면발이
쫄깃하고 새콤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은 "차게 먹는 여름냉우동"을 최근 선보였다.

면을 영하18C 이하에서 냉동보관했다가 시원한 다랑어국물에 말아먹는
우동이다.

5월에 선보인 이 제품은 최근 하루판매량이 1만5천개를 넘어설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냉면이나 콩국수가 차지하던 자리를 밀어낸 것이다.

정운상 풀무원마케팅팀장은 "우동을 차갑게 먹을수도 있다고 호기심을
자극한게 인기의 비결이 됐다"고 개발동기를 소개했다.

매일유업은 아기가 먹던 분유를 엄마용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엄마용분유인 "매일마터락"은 태아와 임산부에게 모두 필요한 철분 DHA와
기형아를 예방하는 엽산등이 함유돼 있다.

IMF이후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이 제품은 월판매량이 3만팩을 넘어섰다.

매일유업은 또 ''뼈로 가는 칼슘분유''라는 엄마용 분유도 내놓았다.

주부가 30세를 넘어서면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에 걸릴 염려가 높다는
사실을 감안해 칼슘함유량을 높인 분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신시장개척을 겨냥, 기존에 소비자가 인지하고 있는
제품에 전혀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역발상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제품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안상욱 기자 dani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